‘은하로 만들어낸 신표현주의’…조영순 작가의 ‘은하의 탄생’

조영순 作 '제3의 발견'

은하는 오래전부터 만들어지고 사라지며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 만들어지고 성장하며 하늘을 빛낸 은하의 모습은 어쩌면 인간의 삶과 같을지 모른다. 은하를 보며 인간의 삶과 죽음을 성찰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고색뉴지엄에서 진행되는 조영순 작가의 <은하의 탄생>이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영순 작가는 작품에 은하를 탄생시켰다.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은하를 상징하는 ‘원’을 출현시킨 것이다. 조영순 작가는 “은하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것은 인간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죽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했다. 작품에 은하를 원으로 표현하면서 삶을 통찰할 수 있었다”고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빛나며 우주를 이루는 은하의 형태가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에 투영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영순 작가의 ‘은하’와 함께 초기 추상작업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신표현주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조 작가의 초기 추상작품을 살펴보면 사물에 감정을 부여하는 ‘감정이입 충동’으로부터 시작된다. 특정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대상의 모양을 변화시켜 작가의 생각을 담아냈다. 바위, 손, 오디 등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까지 조영순 작가가 성장해오면서 영향을 미친 것들을 그려냈다. 또 그림 속에 그리드를 교차시켜 평면의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추상과 공간의 구상을 결합시켜 지금의 신표현주의에 다다른 것이다.

조영순 作 '은하의 탄생'
조영순 作 '은하의 탄생'

조영순 작가는 자신의 신표현주의를 관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작품 따라 그리기’라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무늬가 없는 가면 위에 그리드와 원 등 조영순 작가의 작품 요소를 따라 그리는 것이다. 관객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조영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직접 예술가가 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조영순 작가는 “신표현주의에선 추상양식과 자연양식이 한 공간에서 공존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에는 신표현주의와 그 과정을 담아냈다”며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신표현주의를 알리고 각자의 삶에 대해 통찰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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