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자니 부담되고, 안 사주면 아이에게 미안하고…착잡한 마음만 커지네요”
다음 주 성탄절(12월25일)을 앞두고 자녀들의 장난감을 사려는 부모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년 치솟는 장난감 가격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날이기 때문이다.
14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품목 성질별에 따르면 장난감 물가지수는 ▲2016년 100.97 ▲2017년 105.23 ▲2018년 105.99 ▲2019년 105.88 ▲2020년 106.54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 ▲2016 100.97 ▲2017 102.93 ▲2018 104.45 ▲2019 104.85 ▲2020 105.42와 비교했을 때 장난감 가격 상승 폭은 이 보다 훨씬 큰 수치다.
장난감 가격은 매년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특히 어린이날, 성탄절 등 특수 철을 맞은 영ㆍ유아 장난감 가격은 이 시기에 더 오르는 때도 있어 부모들의 주머니 부담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날 오후 수원시 팔달구 한 대형 장난감 판매장을 찾은 A씨(41ㆍ수원시 거주)는 진열된 장난감을 하나씩 살펴보고 나서 구매를 놓고 망설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장 내 ‘레고’, ‘뽀롱뽀롱 뽀로로’, ‘캐치 티니핑’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코너에 마련된 장난감 가격 대부분이 5만원대를 훌쩍 웃돌기 때문이다. 10만원이 넘는 장난감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6세 이상이 사용하는 레고 가격은 무려 1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3년 차로 접어드는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인 남편의 매출은 이미 지난해부터 반 토막이 난 상태다.
A씨는 “5살 딸과 8살 아들이 원하는 선물을 사주려고 나왔는데 가격이 20만원이 넘어 고민 중”이라면서 “다른 부모들도 자녀에게 선물을 사줄텐데, 가격이 부담 돼도 나만 안 사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오산시 금암동에 거주하는 B씨(39ㆍ여)도 “성탄절이니 어쩔 수 없이 비싸도 장난감을 사야 한다”며 “최대한 자녀의 취향을 맞추면서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온라인을 통해 구매를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길 덕성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출산 기조가 계속되면서 각 가정에서 1~2명의 자녀에게 쓰는 기회비용이 점차 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 된 것 같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장난감 도서관 등 공유경제 활성화 정책이 더욱 확대되면 치솟는 장난감 값 안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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