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 FA 문승원ㆍ박종훈 조기에 다년계약한 SSG의 계산법은?

내년 FA시장 과열 대비 입도선매…연도별 차등 연봉으로 샐러리캡 준수 의도도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아닌 토종 선발진 ‘원투펀치’ 문승원(34), 박종훈(31)과 다년계약의 ‘파격’ 배경은 입도선매를 통한 ‘샐러리캡’을 사전 예방하는 차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SSG는 지난 14일 FA까지 1년을 남겨 둔 문승원과 5년 55억원, 박종훈과 5년 65억원에 장기계약을 했다. 이는 KBO리그 최초의 비(非) FA 다년계약 첫 사례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탱해 줄 토종 투수들의 외부 유출을 사전 차단했다는 평가다.

내년 시즌 후 정찬헌ㆍ한현희(이상 키움), 임찬규(LG), 이재학(NC) 등 선발 자원들이 FA시장에 대거 나올 경우 영입 경쟁이 과열 우려를 낳을 전망인 가운데 사전 합리적인 몸값으로 두 선수의 충성심과 팬심을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SSG의 이번 계약은 오는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 제도와도 무관치 않다. 샐러리캡은 각 팀간 과도한 투자 경쟁을 방지하고 건전한 재무 안정을 꾀하고자 동일한 팀 연봉 총액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로, 상한선은 2021~2022시즌 신인 및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상위 40인의 평균 연봉의 120%다.

샐러리캡을 1회 위반할 경우 초과분의 50% 규모로 제제금이 부과되며, 2회 연속 위반시 초과분의 100% 제제금과 신인지명 1라운드 9단계 하락, 3회 이상 연속 위반시 초과분의 150% 규모 제제금과 신인지명 1라운드 9단계 하락의 제제를 받게 된다.

KBO리그의 샐러리캡 상한선은 약 80억원대로 추정되며, SSG는 리그 최고 연봉자인 추신수(27억원)와 홈런왕 최정(12억원), 프랜차이즈 포수 이재원(10억원) 등 고액 연봉자가 많은 탓에 총 연봉이 가장 높은 약 100억~11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달 고종욱과 정의윤 등 베테랑 외야수들을 대거 방출한 점도 샐러리캡 도입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문승원과 박종훈의 계약은 샐러리캡이 도입되기 전인 내년 시즌 연봉이 가장 높고, 그 이후에는 연봉이 다시 낮아지는 계약으로 알려져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추론이 나온다.

여기에 내년 FA 자격을 얻을 것이 유력한 이재원과 외야수 한유섬 가운데 이재원은 최근 부진으로 내년 FA서 연봉이 깎일 가능성이 높아 SSG로서는 한유섬 잔류와 샐러리캡 준수의 두 토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SSG 구단 관계자는 “토종 선발투수가 귀한데다 두 선수의 유출시 전력 공백이 튼데다 우리 구단은 과거부터 원클럽맨을 대우해주는 계약 사례가 많아 자연스레 선수측과 공감대가 형성됐다”라며 “한유섬에게도 같은 형태의 계약을 제시했고, 샐러리캡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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