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쓴 영화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카고. 말썽꾸러기 꼬마 케빈이 집에 홀로 남아 빈집털이 2인조 도둑을 상대하는 스토리를 담은 영화는 3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간간이 안방극장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메가 히트를 친 영화의 영향 때문일까? ‘나 홀로 집에’라는 표현은 지금까지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홀로 보내는 싱글들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크리스마스 시즌 ‘나 홀로 집에’ 있을 확률은 나이가 먹을수록 높아진다.
미취학 아동 시절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사촌 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크리스마스 트리를 함께 만들며 모임을 가졌다. 10대에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친구 집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외박이 허락된 유일한 날이었다. 20대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연인과 함께’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소개팅을 받는 날이었고,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변에 홀로 있는 친구들과 연말 특수를 노리며 바가지 비용을 요구하는 업소들을 찾아 나름 크리스마스 이브 분위기를 즐겼다.
40대가 된 지금에는 주변인 대다수 제 짝을 찾아갔고, 과거처럼 억지 소개팅을 할 의지(?)도 없다.
더욱이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나 홀로 집에’ 있을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성탄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문득 기자 2년차 당시 솔로들이 짝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개최됐던 ‘솔로 대첩’ 현장 취재가 떠오른다.
지난 2012년 12월24일 밤 10시 수원역 현장에서 제 짝을 찾기 위해 수천명이 군집했던 그날이 코로나19 세상에 사는 현실에서는 꿈 같은 세상처럼 느껴진다.
내년에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된 세상이 도래해 다시 한번 유사한 행사가 개최된다면 창피함을 무릅쓰고라도 현장에 참석해 ‘나 홀로 집에’ 신세를 면할 수 있도록 노력이라도 해봐야겠다.
양휘모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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