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겨울은 ‘김장철’이다. 간편하게 사먹는 가정도 있지만, 여전히 손수 김장을 하는 가정이 많다. 김장은 몇 시간을 쪼그려 앉아 버무리고 무치는 고강도 노동이다. 이후엔 무릎, 허리 등 안 쑤시는 곳이 없다. 추운 날씨에 굳어 있는 근육과 인대로 수축돼 있던 근육들이 갑자기 경직될 수 있어 김장하기 전엔 5~10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는 게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장 후 허리 통증 악화되면
척추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면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허리에 통증이 일어난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는 요추 염좌다. 가볍게 생각해 파스 등으로 자가 치료를 하면 약해진 근육과 인대가 허리에 제대로 힘을 주지 못해 만성 요통을 앓게 되며 습관성 염좌로도 이어질 수 있다. 허리를 삐끗했을 때는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무릎을 구부리고 바로 눕거나 방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서 의자나 침대 위에 발을 얹는 자세가 좋다.
■쪼그려 앉았더니 무릎 ‘시큰시큰’
보통 김장할 때에는 무릎을 130도 이상 구부려 앉는 자세를 많이 하게 된다. 이 자세는 무릎에 악영향을 끼치고, 체중을 그대로 무릎으로 받는다. 심지어 반복적으로 일어서고 앉기를 반복하면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돼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도움된다. 연골판이 손상되면 연골까지 다쳐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20~30분마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버무리고 씻고…팔꿈치 통증엔 보호대 차야
김장은 전체적으로 팔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목 등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팔꿈치의 안쪽과 바깥쪽에 튀어나온 뼈가 있는데 안쪽 통증은 골프엘보(내상과염)로, 바깥쪽 통증은 테니스엘보(외상과염)로 구분한다. 증상 초기라면 통증 부위를 찜질하거나, 소염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한다면 3~4일 후 괜찮아진다. 예방을 하려면 팔 사용을 최소화 하며, 과사용 시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통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도훈 양주 에스엘서울병원 대표원장은 “김장을 끝내면 시큰시큰하게 일시적인 관절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충분한 휴식으로 해소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바쁜 가사 일로 휴식을 못 갖는 경우가 많다”며 “통증이 지속되고 더욱 심해지면 가까운 정형외과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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