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8일 “4기 민주 정부가 출범한다면 제일 먼저 ‘성장의 회복’을 위한 국가적인 투자를 대대적으로 할 것”이라며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은 이제 생명이 다했다. 균형 발전을 통해 지역은 발전시키고, 수도권은 과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CCMM빌딩에서 열린 경기일보와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이 공동으로 진행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언제까지나 선진국을 추격하는 입장으로 남을 수는 없다.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선도국으로 나아갈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균열과 갈등 속에 놓여 있다. 특히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 마치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의 참가자처럼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생존 투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양극화 해소와 공정성 회복이 시급하다. 앞으로의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 남자와 여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온갖 요소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균형을 회복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20대 대선을 두고 ‘비호감 대선’이란 비판이 많다. 이에 대한 생각은.
냉정하게 판단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더라도 비호감 대선이란 비판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같은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우선 파시티브(Positive) 전략을 펼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네거티브(Negative) 전략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맡는다. 이에 따라 본인의 과거를 포함해 가족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증해야만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실제로 잘못한 것을 가지고 비판을 해야지, 거짓말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만 집중해선 안 된다. 물론 저 역시 비호감 대선이란 비판에 책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비판과 비난을 받을 요소가 많다. 부족함은 인정하고 반성하겠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도 고민하겠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진 탓에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너무나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경제적 약자들의 삶의 터전이 다 파괴되고 있다. 심리적으로 우울증을 겪는 국민도 많고,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까지 늘었다고 한다. 이럴 때야말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는 냉정하고 심판자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국민에게는 따뜻하고 편안한 보호자 역할을 해야 한다. 앞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0조원 지원 얘기를 꺼내면서 ‘당선되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당선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국민의 삶이 걸린 문제와 관련해선 보다 진지한 입장을 보이길 바란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갈등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과 사면 문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 정치는 상대를 칭찬하기보다 발목을 잡고 실패를 노리는 등 저열하고 저급한 정치에 더 가깝다. 참으로 안타까운 얘기인데,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되기 전엔 특정 세력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책임져야 한다. 통합의 역할을 해야 하는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 등을 가리지 말아야 하고, 정책 역시 상대방이 냈더라도 좋은 내용이라면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의도 정치를 경험해보지 않은 제가 집권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던 것은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불만을 국민께서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인재를 등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 될 것이다. 사면과 관련해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얘기인 것 같은데, 이게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된다면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 이 후보가 생각했을 때, 문재인 정부가 못한 부분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모두가 알고 있듯이 부동산 문제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철학도 저와 비슷하다. 부동산으로 돈 벌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금융 조세 거래 제도 등을 만들어야 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저는 자신 있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시장은 존중하면 된다.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고 국민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국민이 원한다면 자신의 철학과 맞지 않더라도 실현해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시장 존중이 매우 중요하다. 공급량을 늘려달라는 시장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존중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바로 잡겠다.
-경인지역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주택 공급 방안이 있다면.
인천의 경인국철(경인선)과 경인고속도로 등을 지하화한 뒤 상부공간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주거 조건이 매우 쾌적해지는데다 상당한 주택 공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들을 지하화하고 그 상부구간을 개발하는 것이 과거에는 사업성이 낮았지만, 최근에는 사업성이 좋아져 수익이 남는 경우도 있다. 사실 부동산은 서울이 가장 큰 문제인데, 참 고민이 많다. 한가지 확실한 건 시장이 만족할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해서 더는 집값이 오르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
강해인·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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