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 ‘신문 열독률 조사’ 총체적 부실

경기도 인구 전국 최다 불구 조사 표본 샘플비율 낮게 설계
도내 신문사들 열독률 상대적으로 낮아져… 치명적인 오류
김승원 의원 “조사 결과 의미 있는 숫자 아닌 엉터리” 지적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2021 신문잡지 이용률 조사’가 오류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기도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음에도 타 시ㆍ도보다 조사의 표본 샘플비율이 절대적으로 낮게 설계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재단) 등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달 30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만1천788명을 대상으로 한 ‘2021 신문잡지 이용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결과를 놓고 곳곳에서 ‘오류 논란’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경기도의 조사 대상의 표본 샘플 비율이 다른 시ㆍ도와 동일해야 하지만, 도심지라는 이유로 턱없이 낮게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를 분석한 결과 17개 시ㆍ도 중 경기도의 표본 샘플 비율이 0.061%(인구수 1천128만1천387명/표본수 6천876명)로 가장 낮았던 반면, 세종시의 경우 0.394%로 가장 높았고 제주 0.268%, 울산 0.217%, 대전 0.19% 등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열독률 조사를 실시하면서 경기도 지역 신문을 읽는 사람의 표본이 가장 적게 반영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로 인해 경기지역 신문사들의 열독률이 타 시ㆍ도 지역신문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종이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인터넷 매체가 종이신문 열독률에 집계되기도 했다. 또 신문의 영업장 구독 비율이 높음에도 영업장은 제외한 채 가구를 대상으로만 조사를 진행해 신뢰성이 결여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가 신문을 읽었다고 밝힌 매체는 모두 302개였다. 국내 전체 3천500여개 신문 매체 중 10%도 채 반영하지 못해 현실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언론 전문가들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이번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가 신문사의 실질적인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승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ㆍ수원갑)은 “이번에 나온 조사결과는 우연에 의해서 나온 결과로 의미있는 숫자도 아니고 엉터리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근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번 (재단의) 조사는 조사 자체와 결과 모두 오류가 있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열독률이 맞다, 아니다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이정도 될 것이라고 보여주는 수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구독과 열독률을 조사하는 방법은 ABC 유가부수를 근거로 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보강하는 형태가 돼야 정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채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도 “이번 재단의 조사는 지역 언론 등을 고려하지 않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현재 관련 자료를 재단 측으로부터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지역언론을 고려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여러 의견을 취합 중이며 다음 조사를 실시할 때 다양한 방법으로 보강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고 해명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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