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테스와 말린체의 만남 그리고 메스티소의 탄생에 대해 전한다.
콩키스타도르(conquistador)는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에스파냐 사람을 말한다. 탐욕으로 가득한 정복자의 공통점은 새로운 영토를 획득하고, 황금과 보화를 탈취하며, 이교도에게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는 사명감을 동시에 지녔다.
코르테스 침략군이 베라크루스지역 타바스코 연안의 한 마을인 포톤찬(Potonchan)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닷가 마을을 차례로 공략할 때 대포와 소총을 본 원주민은 매우 놀랐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말에 더 놀랐다. “반은 사람 같고 반은 괴물 같고, 키는 사람보다 훨씬 크고 빨리 달리는 말 앞에서 원주민 전사들은 놀라 달아났다”는 기록이 있었을 정도다.
부족 추장은 코르테스에게 화친의 표시로 황금 보화와 함께 여자 20명을 선물로 보냈다. 적에게 여자들을 바치는 풍습은 당시 아메리카 원주민의 오래된 관습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화해와 평화의 제스처였다.
여인들은 난생처음 보는 하얀 피부색에 턱수염을 기른 원정 대원의 험상궂은 얼굴에 놀랐다. 하지만 노예 생활로 단련된 말린체는 주변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했다. 그녀는 아름답고 총명했으나 코르테스와의 첫 만남은 연인이 아니라 노예와 정복자 관계였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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