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들이닥칠 바람에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과도 같네요”
경기 남부지역 A법인택시에서 근무하는 김충규씨(64ㆍ가명)는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수년 전부터 이어져 온 카카오 등 플랫폼 택시 도입으로 대형사로의 고객 쏠림현상은 기본이다. 여기에 3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에 김씨는 엄청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김씨를 비롯해 회사에 사납금을 매일 내야 하는 법인 택시 기사들을 옥죄고 있다.
김씨는 “연말부터 지금까지 오후 10시 이후로는 손님이 없어 사납금(14만원)을 맞추기 정말 힘들다”면서 “사납금에 큰 부담을 느껴 그만두는 기사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B법인택시 소속 정철규씨(60ㆍ가명)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다시 제한되면서 그의 고충은 더욱 커졌다.
단계적 일상 회복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60%가량 줄어든 것 같다고 한다. 흔한 호출마저 잘 잡히지 않는다는 정씨는 법인ㆍ개인할 것 없이 택시업계가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카카오택시 등 모바일 플랫폼 쏠림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도내 택시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시련이 깊어지고 있다. 기사들 스스로 운전대를 놓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5일 경기도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2021년 12월31일 기준 도내 법인 택시 기사 수는 1만1천183명으로,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12월말(1만4천968명) 대비 3천785명이 감소했다.
야간 승객을 상대로 주로 영업하던 택시기사들은 짧아진 영업시간으로 인해 고충이 커진 만큼,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한시적으로나마 할증 시간을 앞당겨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택시운송사업조합은 코로나 장기화로 피해받는 택시기사들을 위해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에 맞춰 할증 시간도 정부 방침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민들에게 요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방역 당국 또는 중앙정부에서 관련된 지침을 내려준다면 경기도는 이를 수용할 뜻은 있다”고 답변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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