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습 못하는 전문대생, 정부 취업 지원책 마련해야

코로나19 여파로 대학생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전문대 20학번 학생들은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하지 못한 채 졸업을 앞두고 있다. 전공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다 보니 대면 수업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져 학습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실습이 중요한 학과에서 실습을 못해 취업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수업도 실습도 비대면이라니, 전례없는 대학생활에 학생들의 근심과 걱정이 크다.

20학번 대학생들은 ‘코로나 학번’, ‘불운의 학번’으로 불린다.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입학해 캠퍼스 생활은 누리지도 못했고, 사이버대학에 다니듯 컴퓨터 앞에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제대로 된 수업과 실습이 안되니 교육 차질이 불가피했다. 전문대생의 필수 스펙인 실습까지 비대면이어서 제대로 배운 게 없다. 졸업을 코앞에 둔 2년제 전문대생들은 이대로 취업전선에 내몰리게 돼 불안할 수밖에 없다.

간호ㆍ물리치료ㆍ치기공 등 의료업계, 항공ㆍ호텔ㆍ관광업계, 이미용, 사회복지, 각종 기술직 등 실습은 전문대생의 필수다. 그동안 현장실습을 무기로 취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는데 코로나로 현장실습을 못하거나 비대면으로 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등록금도 아깝고 취업도 어렵다보니 대학을 왜 다녔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한다.

2020년 경기도내 전문대학 31곳의 입학생은 총 4만7천567명이다. 이들 중 지난해 4주 이상 현장실습에 나간 학생은 5.9%에 그친다. 2019년 10.4%와 비교해 절반 가량 떨어졌다. 사회복지사는 교과목 이수 시간에 따라 120~160시간의 실습을 해야 한다. 보육교사는 240시간, 간호사는 1천시간의 실습시간을 채워야 한다. 실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현장에서 일을 할 수가 없다. 전문자격 면허 취득도 어렵다.

정부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난해 8월 ‘전문대 학생 취업역량 강화 한시 지원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전문대 졸업자 중 미취업자 및 2022년 졸업예정자 3만여명에게 국가공인 자격 취득 및 교육 프로그램 이수에 소요되는 비용을 1인당 70만원까지 지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 큰 해결책이 못된다.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의 장으로 현장중심 교육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대면 방식으로 하는 실험, 실습, 실기수업은 필수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종식될 지 모르는 상황, 각급 학교의 비정상적 학사 운영은 당분간 되풀이 될 것이다. 정부와 학교는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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