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기도의원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공모 지원 '파장'

현직 경기도의원이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공모에 지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에 대한 예산·감사권 등 견제의 역할을 해야할 현직 도의원이 도 산하 공공기관장 자리에 응모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GH 임원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는 데, 이 중 3명을 경기도의회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하게 돼 있어 자칫 경기도의회 추천을 받은 인사들이 경기도의원을 GH 사장 후보로 추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GH 사장 후보자는 경기도의회의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해, 결국 경기도의원들이 추천한 인사가 경기도의원을 후보로 결정하고, 이 후보자를 경기도의원들이 청문하는 다소 황당한 모습이 연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에 따르면 GH는 지난달 27일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및 상임감사 공개모집 공고’를 실시해 지난 11일까지 신임 사장 후보자를 모집했다. 모집 공고 결과 총 7명이 GH 사장 공모에 지원했으며 이 중에는 현직 도의원인 L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경기도의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도의원은 “같은 동료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현직으로 경기도 산하 기관장에 지원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역 도의원이면 어쨌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고 의원 사직을 하고 공모에 참여했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GH 사장 후보자를 심사하고 평가하는 GH 임원추천위원회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GH 임원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GH 이사회에서 2명, 경기도에서 2명, 경기도의회에서 3명을 추천토록 규정돼 있다. 도의회가 가장 많은 추천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도의원이 후보자로 나서면 타 후보들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도의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에 3명을 추천하는 것은 맞지만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누가 됐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해당 L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L의원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GH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20일 GH 사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 할 예정이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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