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했던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경기일보 11일자 6면)이 이번에는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 대립으로 파업이 장기화되자, 일부 비노조원이 택배노조에 반발하면서 ‘노노(努努) 갈등’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택배노조는 1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이날로 닷새째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중이며 오는 21일까지 사측에서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 택배사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러나 CJ대한통운 측도 불법 점거 및 폭력 행위를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양새다.
택배노조는 15일부터 파업에 참여 중인 조합원 전원이 상경, 서울 도심에서 집회·캠페인·촛불 문화제 등을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21일 우체국·롯데·한진·로젠 등 타 택배사 조합원 중 쟁의권을 확보한 인원까지 동원해 하루 동안 경고 파업을 실시한다.
앞서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CJ대한통운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12월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합의에 따라 인상된 요금 중 상당 부분이 사측의 이윤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이유다. 다만 CJ대한통운 측은 이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갈등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비노조원 택배노동자를 중심으로 택배노조에 반기를 드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한국노총 소속으로 있는 CJ대한통운 노동조합 측도 이날 조합원이 (택배노조로부터) 폭행 당한 사건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내고 택배노조에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본사 점거 과정에서 벌어진 폭행, 기물 파손 등에 대해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에 고발했다. 또 일부 점거자가 마스크를 벗고 건물 내 흡연을 한다며 정부에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도 요청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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