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신 4차 접종, 효과 둘러싼 우려 적지 않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1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만7천177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16일 저녁 6시 현재 7만명을 넘겼으며, 누적 150만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17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은 한국을 최고 등급의 위험지역으로 상향, 여행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5차 대유행의 한가운데 있다. 4차 유행을 주도한 델타 변이에 비해 치명·중증화율이 3분의 1 수준이라지만 전파력은 훨씬 강해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 재택치료자가 20만명을 넘었고 위중증 환자도 크게 늘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314명으로 이틀째 300명대다.

정부가 중증·사망을 최소화하기 위해 14일부터 4차 접종을 시작했다. 3차 접종을 마친 이들 중 기저질환 등으로 인한 면역저하자나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입소자 등이 접종 대상자다.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 완료율(기본접종을 마친 비율)은 15일 0시 기준 86.2%다. 3차 접종은 전체 인구의 57.7%가 마쳤다. 정부는 방역전략을 중증화 및 사망 최소화로 전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실시하는 중이다. 암 환자,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 등 면역저하자 130만명이 첫 대상자다. 3월부터는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50만명에 대해 접종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의 감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11월 3차 접종을 한 고위험군의 백신 예방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부스터샷 접종 후 4개월이 지나면 중증·입원 예방 효과가 크게 감소했다.

정부의 4차 접종은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걱정스러운 것은 접종의 효과다. 계속된 추가 접종이 효과적인지 의학적인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계속적인 부스터샷이 인간의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험 대비 이득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4차 접종을 강제하거나 무리하게 밀어붙여선 안 된다. 4차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를 설명하고 자발적인 접종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접종에 따른 위험과 이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능사는 아니다. 백신보다 치료제에 중점을 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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