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욕망의 끝은? [나이트메어 앨리]

1939년 미국 변두리의 카니발 유랑극단. 이곳에선 기묘한 일들이 평범하게 이어진다. ‘열 가지 쇼’에서 마술 무대를 담당하는 수려한 외모와 현란한 화술을 가진 ‘스탠턴’(브래들리 쿠퍼)은 이 기묘한 일들을 바라보며 일상을 이어간다. 어느 날 그는 유랑극단에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을 터득하고, 상대가 두려워하는 것을 이용해 욕망을 채워간다.

다크 판타지 장르의 거장이자,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받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가 23일 국내 극장에 개봉한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의 작품인 만큼 국내 영화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작품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 온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4년 만의 신작. 감독 특유의 매혹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색이 드러나며 기예르모 델 토로 표 ‘범죄 스릴러’가 묻어난다.

영화는 미장센과 함께 화려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브래들리 쿠퍼를 비롯해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루니 마라, 윌렘 데포 등이 감독 특유의 분위기를 몽환적이고 생동감 있게 살려낸다.

극은 서커스단을 중심으로 단원들의 치정과 비극적인 몰락을 다룬다. 스탠턴은 지나(토니 콜렛)와 내연 관계를 맺으며 그녀에게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요령을 배운다. 스탠턴은 세상에는 무료한 사람들이 많고 순진한 사람들이 넘치고, 그들의 마음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막대한 돈을 챙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탠턴은 심리학과 사기 범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쳐나간다. 점점 더 대담해진 그의 행각은 더 큰돈을 벌게 하고, 환자들의 가장 약한 곳을 공략해 마음을 쥐고 흔든다. 상대가 두려워하는 것을 알면 무엇이든 쥐고 흔들 수 있다는 그의 끝은 어디일까.

영화 속 펼쳐지는 심리학과 사기의 아슬아슬한 곡예, 겹겹이 쌓여가는 미스터리, 끝을 모르고 폭주하는 등장인물들은 러닝타임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기묘한 서스펜스로 가득 찬 감독 특유의 분위기는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비롯해 총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1946년 윌리엄 린지 그레셤(William Lindsay Gresham)가 발표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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