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20여곡 유명 넘버, 한 자리에서 즐긴다…'세상의 모든 뮤지컬' 첫선

공연이 끝나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몇 달, 몇 년 동안 지속하는 상황을 ‘오픈 런’(Open Run)이라 한다. 리미티드 런(Limited Run)과는 달리 흥행 여부에 따라 상영 기간이 무기한이 될 수 있다. 경기도에서 모처럼 ‘오픈 런이면 좋겠다’는 작품이 나왔다. 광주시문화재단이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 남한산성아트홀에서 선보인 <세상의 모든 뮤지컬>이다.

이 공연은 국내 대표적인 라이센스 뮤지컬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는 물론, 창작 뮤지컬 <광화문연가>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명작의 유명 넘버만을 모은 작품이다.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와 이지훈, 김보경, 박시원, 조수은과 함께 소프라노 최수은, 뮤지컬 콘서트 팀 더 뮤즈(The Muse)가 참여하는 등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모여 주목 받았다.

이번 무대에서 펼쳐진 20여곡 중 단연 눈에 띄는 곡은 ‘Memory(캣츠·조수은)’와 ‘대성당들의 시대(노트르담 드 파리·마이클 리)’, ‘장부가(영웅·이지훈)’였다. 각각의 곡에서 ‘달빛이 얼굴에 비치는’ 외로움과, ‘유리와 돌 위에 역사를 쓴’ 아름다운 도시 파리, ‘하늘에 큰 뜻을 맹세’한 장부의 모습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조명이 역할이 컸다. 무대나 의상의 화려함도 관객의 집중도를 높였지만,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배우의 파트에 따라 제각각 적절하게 활용되는 조명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로 관객들의 함성이 제한된 상황임에도 해당 곡들에서 조명이 형형색색 배우들을 비출 때마다 객석의 박수갈채와 호응이 끊이질 않았다.

올 상반기 광주시문화재단은 ▲제1회 너른고을 청소년 음악 콩쿠르 ▲연극 <신바람 난 삼대> ▲국립발레단 <허난설헌> 등 라인 업을 구축한 상태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세상의 모든 뮤지컬>을 다른 지역 무대에도 올릴 계획이다. 당장 오픈 런까지는 아니더라도 프로그램을 보완하며, 경기도를 넘어 여타 시·도까지 해마다 본 공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름 난 뮤지컬 넘버를 총망라해 한 자리에서 선보인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의 광주시문화재단 공연들이 기대된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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