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법조타운 '큰 형' 장지헌 대표

장지헌 대표. 정민훈기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편견과 낙인 속에 방황하는 아이들의 멘토이자 큰 형을 자처한 그는 우리나라 미래가 될 이들의 굳건한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광교 법조타운에서 갤러리 PC방을 운영 중인 장지헌 대표(44)의 이야기다.

수더분한 인상 덕분에 ‘푸근한 큰 형’으로 불리는 장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광교 법조타운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다. IT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다 우연한 기회로 PC방을 시작하게 된 그는 지난 8년 동안 이 일대 아이들과 인연을 쌓으며, 이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장 대표는 “PC방을 운영하면서 남의 물건에 손대는 친구들을 많이 마주쳤다”라며 “이 아이들과 진지하게 대화하며 친해지기도 했고, 실제로 한 아이에게 ‘전문대든 어느 대학이라도 가면 술을 사주겠다. 제발 변화 좀 해보자’라고 했더니 정말 합격증을 가져오기도 했다”고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부터 저와 인연이 닿은 아이들과 현재는 형·동생, 삼촌 사이처럼 지내며, PC방이 이제는 사업장이 아닌 추억과 만남이 깃든 공간이 됐다”고 뿌듯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수년간 아이들과 동고동락한 장 대표는 이달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수업이 보편화되면서 PC방에도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느냐”는 학부모·학생 문의가 이어졌고, 장 대표는 이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PC방 전체 좌석 중 일부를 무료 개방하기로 마음먹었다.

장 대표는 “취약계층 아이들이 편히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PC방 환경을 조성 중”이라며 “아이들의 이용이 많아지면 더 확대할 구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라며 “아이들이 엇나가려고 할 때, 최소한 바로 잡아줘야 하는 것이 ‘어른의 마땅한 도리’”라는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정민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