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받으러 왔다가 되려 감염될까 걱정입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자로 인정하는 첫날, 경기지역 곳곳에는 동네 병·의원으로 향하는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코로나19 검사 대기자들은 수십명의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서 2~3시간 기다리는 동안 감염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14일 오후 2시41분께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성심중앙병원.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시민 17명이 우산을 들고 병원 입구에 줄지어 대기했다. 시민들은 입구 오른편에서 성명과 주소 등을 기입하고 입구 왼편에서 검사를 실시했다.
이 병원은 내부에 확진자가 몰리는 것을 막고자 외부에 선별검사소를 차렸으나, 이날 비를 피하기 위해 대기자들이 건물 밑에 바싹 모여있어 거리두기가 따로 이뤄지지 않았다.
검사소를 찾은 A씨(33)는 “보건소 대기 줄이 너무 길어 진료비를 감안하고 병원으로 찾아왔다”며 “보건소보다 대기 시간이 짧고 신속하게 검사 결과 확인할 수 있어 좋지만, 대기열이나 결과를 기다리는 검사자들 사이에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아 대기 중에 감염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양특례시 일산신도시에 거주하는 B씨(55·여)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이날 동네 병의원을 찾았다. 그는 지난 11일 자녀의 확진으로 13일 자가검사키트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동네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인근 이비인후과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다.
B씨는 “병원에 사람들이 많아 2시간가량 기다렸다가 진단을 받고 20분 뒤 확진유무를 확인했다”며 “자가검사키트를 신뢰하지 않는데 동네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을 수 있어 편리했다. 다만 기다리는 게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이비인후과에도 오전부터 검사 대기자가 병원 밖 계단까지 대기 행렬을 이뤘다. 병원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대비를 위해 방호복까지 챙겨 입고 검사자들을 맞았다. 이 병원에는 대기자가 30명에 육박하면서 접수부터 검사까지 1시간을 넘겨야 했다.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 C씨(40)는 “대기공간이 따로 없는 병의원에서 검사를 기다리다가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함께 인천 부평구의 한 병원에도 이날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검사 대기자들은 병원 건물을 둘러싸고 인도를 침범, 인근 지하철역 입구까지 길게 늘어서 거리두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편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전국 7천588개 호흡기전담클리닉 및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으며, 한 달간 적용하고 평가한 뒤 연장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평택=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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