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년 걸릴지 모를 ‘윤석열 GTX 신증 공약’/일단 인수위가 국토부 과제로 끼워 넣어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는 참으로 더딘 사업이다. 구상부터 설계, 사업자 선정, 착공과 추진, 완공까지 모든 절차가 하세월이다. GTX가 우리 교통 역사에 등장한 것은 경기도의 김문수 지사 시절이다. 김 지사가 공약으로 대심철도를 내놓으면서 주목을 끌었다. 땅 속 깊은 철도로 서울을 20~30분 내 주파한다는 구상이었다. 도민들이 모두 들떴다. 그렇게 시작됐던 GTX 역사다. 이 역사가 오랜만에 꿈틀 댄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공약으로 등장해서다.

윤석열 당선인이 내놓은 GTX 공약은 특히 화려했다. 크게 보면 3개 노선 연장과 3개 노선 신설이다. 현재 추진 중인 1기 GTX A·B·C 3개 노선을 연장하는 공약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A노선(운정~동탄)은 동탄에서 평택까지 연장한다. B노선(송도~마석)은 경춘선을 활용해 마석에서 춘천까지 연장한다. C노선(덕정~수원)은 경원선을 활용해 덕정에서 동두천까지, 경부선을 이용해 수원에서 천안까지 각각 연장한다. 윤 후보 승리 이후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신설하는 D노선은 현재 ‘김포~용산’ 구간만 반영한 서부권광역급행철도를 강남 삼성역까지 연장한다. 이를 통해 김포~부천종합운동장~강남 삼성~팔당을 연결하고, 강남 삼성에서 분기해 여주까지 향하는 노선을 추가할 방침이다. E노선은 인천~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 라인으로 계획했다. F노선은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 라인이다. GTX로 수도권 전체를 묶는 순환선 개념이다. 윤 당선인표 GTX로 검색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오래 걸리는 사업이다. 앞서 우리 교통 정책에 GTX 개념이 도입된 것은 2006년 전후라고 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노선은 A노선 하나다. B·C노선은 착공도 못했다. A 노선의 개통 시점은 2024년 6월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삼성역을 무정차로 통과하는 반쪽짜리 개통이다. 삼성역이 영동대로 복합개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결국 A노선 하나가 우리 앞에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28년쯤일 것이다. 공약부터 완공까지 22년이다.

노선 신설은 장담은 없다. 윤석열 정부 내에 계획 조차 빠듯하다. 그나마 사업 추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연장·신설에 따른 경제성 평가가 있다. 수도권 외곽으로 갈수록 인구가 줄어든다. 적자 발생에 가능성이 크다. 연장 신설 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작을 안 할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시작해야 한다. 그 첫 시작은 공약 일체를 국토부가 흡수하는 작업이다. 이 정도의 진척이라도 도민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 작업 정도는 인수위 단계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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