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의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 경기 남부지역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 넓어진 주차공간 등 기반시설뿐만 아니라 저온창고와 같은 신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까지 갖춰 시민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질 예정이다.
■달콤한 과일향에 군침…최신 시설에 신선도 유지
16일 오전 10시 권선구 권선동에 위치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채소동 지하주차장.
다음 달 초 시설 현대화 사업 3단계 공사의 완료를 앞두면서 작업자들이 막바지 시설 점검을 하느라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주차장은 기존 156면에서 787면으로 늘어나게 된다. 과거 이곳을 방문한 소비자의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거나 뒤엉키는 등 주차난이 해소되는 데다 지하주차장과 채소동이 곧바로 연결된 만큼 편리한 이동 동선이 기대됐다.
이윽고 달콤한 과일향이 솔솔 났다. 시가 신선한 제품을 공급하고자 중도매인 법인게 빌려준 저온창고에서다. 저장기능을 갖춘 이곳은 수원뿐만 아니라 화성시, 오산시 상인들이 채소와 과일에 대한 경매에 참여, 호가를 외치는 등 활기참이 예고된 공간이다. 또 냉동창고에선 영하 25℃의 냉기로 수산물의 신선도가 유지되고 있었다.
지상 채소동에도 16.8~25.2㎡ 규모의 89개 상점마다 저온창고가 각각 설치되고 있었다. 시설 현대화 사업 이전까지만 해도 상인들은 겨울에 과일이나 채소가 얼지 않을까 전전긍하며 제품 상자에 이불을 덮는 일은 저온창고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지상 3층 높이인 17.5m의 층고는 탁 트인 개방감을 더했다.
■20년 지나 노후화된 시장…1천231억원 들여 상전벽해 예고
지난 1993년 2월 5만6천169㎡ 부지에 들어선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은 하루 평균 318t, 5억4천800만원 상당의 농수산물이 거래되는 등 경기 남부지역의 대표시장이다.
그러나 개장 후 약 20년이 지나는 동안 시설 노후화에다 임시매장과 가설건축물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자 시장 공간은 더 협소해졌다. 상인들이 난장 형태의 장사를 하는 와중에 소비자들이 뒤죽박죽 뒤엉키는 모습을 이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이유다.
게다가 발전용량이 부족해 누전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문제도 심각했다. 이처럼 노후화 시설은 곧바로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져 시장이 침체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탓에 시는 애초 권선구 곡반정동으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인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이에 꺼내 든 카드가 순환재개발. 상인들의 영업활동을 유지하게끔 임시매장을 만들고 시설을 차례대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지난 2013년 6월 농림축산식품부의 시설 현대화 사업 공모에 시의 계획이 최종 선정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총 사업비 1천231억원 중 국비 305억원을 지원 받은 시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연면적 7천585㎡ 규모의 임시매장을 설치하는 게 주요 내용인 1단계 공사를 시작했다. 7개월 뒤 임시매장 완공으로 상인들은 이곳에서 영업을 이어가는 한편 시는 남아있는 낡은 건물을 철거했다.
이어 시는 2단계 공사인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과일동(1만4천466㎡)과 수산동(1만1천298㎡)의 공사를 지난 2020년 9월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과일·수산동에 등기구를 추가해 더 밝은 환경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수산동에는 점포별로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철골 구조물을 설치해 편의를 높였다.
이와 함께 시는 총 2만5천66㎡ 규모의 채소동 1·2동, 양파 경매장 등을 건설하는 내용인 3단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시가 목표한 완공 시점은 다음 달 초다. 이후 시는 오는 6월까지 4단계 공사인 채소동 임시매장을 철거하고 물류·직판동을 짓는 등 약 6년간 이어진 시설 현대화 사업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2단계 공사로 문을 연 53개 과일점포, 60개 수산점포에다 3단계 공사로 채소 점포까지 합쳐 총 201개 점포가 시민들의 눈도장을 찍고자 분주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사후 관리 등 소통 행점 방점…상인들 “새로운 곳에서 의욕 넘친다”
시는 2단계 공사 종료 후 과일·수산동 5개 법인 등 상인들과 건축·전기·기계 등 각 분야 민간 전문가와 현장 곳곳을 점검한 바 있다. 지난 3년간 총 82회 협의를 진행하면서 나온 요구사항 63건 중 45건을 반영하고 13건을 일부 포함하는 등 소통 행정을 이어갔다. 특히 쓰레기시설 악취 대책으로 소비자의 동선을 구분하는가 하면 수산물 냉동창고와 탈취 설비 등을 설계에 넣었다.
이처럼 시는 3단계 공사 이후에도 상인과 지속적으로 협의, 모두가 만족하는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을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입주를 앞둔 상인들도 새로운 시설에서 영업하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상인 정희영씨(45·가명)는 “과거만 해도 바닥에 과일이나 채소를 펼쳐놓고 장사를 했으나 저온창고까지 갖춘 곳에서 물건을 팔 생각을 하니 벌써 의욕이 넘친다”며 “우리도 원산지 표기 등을 철저히 해 소비자의 신뢰를 받도록 하겠으며 동마다 2개의 화장실이 있는 등 시설이 개선된 만큼 소비자들도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을 자주 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상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협조와 이해 덕분에 순환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3단계 공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4단계 공사도 조속하게 진행해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 전국을 대표하는 거점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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