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요양병원 코호트격리에 아비규환…격리 넘은 사실상 ‘방치’ 장기화

21일 코로나19 코호트 격리 중인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장용준기자
21일 코로나19 코호트 격리 중인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지역 요양병원들이 지원과 관리 없는 막무가내식 코호트격리에 고통받고 있다. 요양병원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간병인과 간호사 등의 인력 유출은 물론 환자 돌봄이 불가능한 경영난까지 이어지면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21일 지역 내 요양병원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전체 요양병원 67곳 중 지난 15일 기준 25곳이 코호트격리 중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격리한 요양병원 수가 전체 요양병원 수를 넘는 71곳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요양병원이 1번 이상 코호트격리를 경험한 상태다. 특히 코로나19가 시작한 뒤 요양병원 집단감염 확진자는 총 4천660명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2천447명이 현재 코호트 격리 중인 요양병원 안에 있다.

이처럼 요양병원 내 확진자와 이에 따른 코호트 격리가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지난달부터 1개월이 넘도록 코호트격리 중인 A요양병원은 인력의 3분의2가 퇴사한 상태다. 요양병원 간병인에 대한 간병비가 건강보험 급여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급여 등을 이유로 간병인이 집단 퇴사한 뒤 업무 과중에 시달리던 간호사들까지 줄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남아있는 직원들이 환자 배식부터 건강 상태 확인, 민원 해결 등의 1인다역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건소에서도 지금 코호트격리한 곳이 너무 많아 인력 지원은 당장 어렵다고 하더라”고 했다.

B요양병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코호트격리 상태가 1개월째 이어지면서 인력은 물론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지 않은 환자들의 집단 이탈까지 나타났다. B요양병원 관계자는 “손실보상을 해준다고는 하는데, 1주일이 최대”라며 “그마저도 어떻게 신청하고,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는지 방법조차 안내받지 못하고 있고, 적자만 늘어 도산 위기”라고 했다.

C요양병원은 코호트격리를 한 뒤 보건소와 연락이 닿지 않아 치료제를 받지 못하기도 했다. 요양병원 측은 치료제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자 결국 격리상태던 직원을 보건소로 보낸 뒤에야 치료제 처방 방법을 들을 수 있었다. C요양병원 관계자는 “우리는 사실상 전담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제대로된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확진자도 다 우리보고 알아서 하라며 떠미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군·구 보건소 관계자들도 이들에 대한 지원책이 없는 ‘사실상 방치’ 상태라고 말한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오미크론 치명률이 떨어진다고 해도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노인에게는 치명적”이라며 “정부에서는 지원책이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그분들을 그냥 방치하는 것 같아 우리도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요양병원의 고충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 중앙사고수습본부 차원에서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요양병원들의 고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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