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지킴이’ 수지환경센터 주민지원협의체 이윤규 위원장

“빗자루로 새벽을 걷어낼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빗자루질 소리가 동네를 가득 메운다. 매일 같이 골목 구석을 누비며 쌓인 낙엽과 쓰레기를 치운 지도 어언 20년이 다 됐다.

조상대대로 용인 수지구에 터를 잡고 살아 온 수지환경센터 주민지원협의체 이윤규 위원장(58)의 하루 시작이다.

이 위원장의 이러한 마을 사랑은 일대 개발로 삭막하게 변한 마을을 온정으로 채우기 위해 시작됐다.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자리를 잡고 있던 주민들이 떠밀려 나가면서다.

그의 일과는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수지구축구협회장을 역임하며 주말이면 회원들과 봉사활동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는가 하면, 자율방범대를 이끌며 어두운 밤 마을 주민들의 가로등이 돼 주기도 한다.

때로는 수지라이온스클럽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탓에 동네 주민들은 그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곤 한다.

풍덕천동 일대를 순찰을 하면서 주민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고생한다며 받는 막걸리 한잔 역시 그에겐 큰 힘이 된다.

한때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직접 시의원으로 출마해 마을 곳곳을 누비면서 민원을 점검하는 등 우리동네 지킴이를 자처했다.

아울러 쓰레기 소각시설인 수지환경센터의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으로서 주민과의 갈등을 중재하고, 폭넓은 지원사업을 통해 주민편익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봉사활동은 중단된 상태지만, 그의 마을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윤규 위원장은 “봉사는 별 게 아니다. 그저 이웃이 따뜻함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게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가끔 힘이 부쳐 쉬고 싶은 날도 있지만,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 이불을 걷어내고 밖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창창하다. 힘이 닿는 데까지는 마을 지킴이를 계속 해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용인=강한수·김현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