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예상 힘든 ‘안갯속 정국’
오는 6월1일 치러질 인천시장 선거가 주요 정당들의 후보 공천 등을 섣불리 예상하기 힘든 안갯속 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남춘 시장의 단독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선거 승리를 위한 정의당과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 등에서 나올 수 있는 전략공천 여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등 인천의 주요 정당 모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치러지는 시장 선거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당 모두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터 내부 경선과 후보 공천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박 시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박 시장은 현직으로서 오는 5월12~13일 후보자 등록을 통해 출마를 최종적으로 공식화할 예정이다.
특히 박 시장은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서 내부 경선을 치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당이 당초 하마평에 오르던 유동수 인천시당위원장(계양갑), 윤관석 의원(남동을) 등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번 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지난 9일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의 패배로 침체한 당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박 시장의 재선 도전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유 시당위원장은 “박 시장이 본격적으로 캠프를 꾸리면 지역 의원 모두 캠프와 인천선거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박 시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시장 선거의 승리를 위해 정의당과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앞선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인천 내 표 차이가 3만4천760표(1.86%p)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조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경우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정의당의 시장 후보 공천 및 완주 여부가 가장 큰 변수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에서는 유정복 전 시장,이학재 전 의원, 안상수 전 시장, 심재돈 동·미추홀갑당협위원장 등이 시장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 상태다.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던 윤상현 의원(동·미추홀을)은 심 당협위원장을 지원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이 중 유 전 시장과 안 전 시장은 전임 시장으로서 높은 인지도를 앞세우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새인물을 부각하며 경쟁을 벌이는 중이고, 심 당협위원장은 과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함께 근무한 윤 당선인과의 친분이 최대 강점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내부 경선을 치를 전망인 가운데 국민의당과의 합당 여부도 후보 공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변수의 핵심은 문병호 전 의원이다. 문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국민의당 창당공신으로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이다. 앞으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 인수위원장이 문 전 의원의 시장 후보 전략공천을 내세우면 경선의 판도 등이 뒤흔들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윤 당선인의 복심이 작용하면 심 당협위원장이 내부 경선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밖에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정당별 유력 후보 중 누가 공천을 받을 것인지 함부로 예측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선 정국과 맞물린 이번 지방선거의 성격상 정당별 공천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들이 튀어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민·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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