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디지털 시대...라디오 부활

남양주 오남중은 라디오 전성시대
BJ들, 점심시간 보이는 라디오 진행
사연 읽으며 센스 있는 음악 선곡도
교내 라디오 명맥 이어가며 순항 중

남양주 오남중에서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전유진·남시우 BJ가 학생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오남중 제공
남양주 오남중에서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전유진·남시우 BJ가 학생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오남중 제공

1980년대는 라디오의 전성시대였다.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의 마이크를 잡은 유명 DJ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버스 안에서 들려오는 라디오는 그 당시 청춘들의 편지이자 인생이었다. 오늘날 라디오는 수십년 전과 같지 않다.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라디오의 입지는 날로 좁아져 갔다. 그러다 하나의 대안으로 라디오 방송실 영상을 보여주는 ‘보이는 라디오’가 생겼다. 또 세상을 뒤바꾼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라디오는 옛 명성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트렌드에 가장 빨리 반응하는 10대 학생들도 ‘라디오’ 매력에 빠지며 자신만의 ‘라디오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남양주에 있는 오남중학교에선 1980년대 라디오 전성시대를 연상케 할 두 학생이 마이크 앞에 섰다.

■ 오남중의 특별한 점심시간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고민이 큽니다.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뜨겁게 짝사랑 중인 여학생입니다. 약해보이는 모습에 반하고 강해서 반하고 말 잘해서 반하고 잘생겨서 반하고 이건 정말 사랑의 늪에 빠진 기분입니다”, “저는 옛날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데요. 2년 전 이 사건을 겪고 나서 다시는 공포영화를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건은 학교에서 여름 캠프를 간 날에 벌어졌습니다”

보이는 라디오 ‘오남급식 이야기’는 오남중의 점심시간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라디오 진행을 맡고 있는 전유진·남시우 BJ가 사연을 읽을 때면 학교 곳곳에선 여러 감정이 피어난다.

■ 라디오 넘어 들린 따뜻한 한마디

오남중의 ‘보이는 라디오’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라디오 진행자들의 말이다. 전유진·남시우 BJ는 사연을 읽으며 이들 상황에 맞는 음악을 선곡해 들려준다.

학업으로 고민하는 한 사연자에게는 “현재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다보면 선택지는 생기기 마련이다. 좋은 일만 가득하기실 바란다”며 가수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를, 짝사랑에 빠진 사연자에겐 사랑의 가치를 설명하며 10㎝의 ‘island’를 선곡하며 라디오 특유의 매력을 선보였다.

이처럼 전유진·남시우 BJ의 활약으로 오남중의 ‘보이는 라디오’는 교내 라디오의 명맥을 이어가며 순항 중이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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