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추억하는 글이 논설실에 왔다. 공직사회에 주는 영향력이 적지 않았던 인사다. 글은 남 전 지사의 재임 기간을 평하고 있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업무를 시작했다. 관사를 거부하고 소형 아파트에 살았다. 직접 모는 경승용차로 출퇴근했다. 남 전 지사 대표 치적인 연정도 언급했다. 승자 독식 관행을 없앴다. 부지사 한 자리를 야당에 줬다. 산하기관도 민주당에 내 줬고, 보건복지 등 본청 3개국 관장권도 줬다. 도지사 후보 추천사는 없었다.
연결지어지는 상황이 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김성원 위원장)의 남 전 지사 접촉설이다. ‘경기도당 위원장이 최근 남 전 지사를 3번 만났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하고 있다. 경기도당의 현안은 당연히 지방 선거다. 최근 중앙당의 선을 넘는 공천권 압살 흐름이 감지된다. 수원·고양·용인 특례시의 시장 공천권을 갖겠다고 했다. 도지사 선거 후보에도 부자연스런 흐름이 있다. 도당의 내부 분노가 심상치 않다. 이런 때 등장한 남 전 지사 이름이다.
‘박근혜 탄핵’의 여파는 참 오래도 갔다. 지난 5년 지방 정치에서 보수가 참패했다. 보수 후보군 자체가 괴멸하다시피 했다. 도지사부터, 시장·군수, 도, 시·군 의원이 다 무너졌다. 그랬던 상황이 겨우 흐름을 바꿨다. 윤석열 당선 이후 서서히 후보군이 몰리는 추세다. 경기도지사 선거도 마찬가지다. 불과 한 달여 만에 바빠졌다. 도민에는 후보를 골라 보는 기회가 커졌다. 각기 다른 선택이 경쟁하면서 잠재적 지지세도 넓혀졌다. 국민의힘에는 한 명 한 명이 재산이다.
정통 경기인을 대변하는 후보군이 있다.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함진규 전 의원 등이다. 대선에서 부각된 공식 그룹도 있다. 김영환 전 의원, 김은혜 의원이 있다. 중앙 정치권의 천거 집단이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표적이다. 당 대표 몫이라 분석되는 유승민 전 의원도 있다. 누굴 지지해도 나름의 이유가 될 면면이다. 여기에 갑자기 등장한 이름이 남경필 전 지사다. 도민에겐 행복한 경우의 수 추가다. 도민이 충분히 거론하고 채점할만한 넉넉한 후보다.
도지사를 뽑는 도민의 선택은 신성하다. 그 신성함을 담보하는 길은 정의로운 절차다. 도민 앞에 공정하게 경쟁해야 하고, 결정된 도민 의견이 민주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에 위배되는 선택이 왕왕 있었다. ‘본선 경쟁력’ ‘중앙 거물급’이라는 미명이 달렸다. 특정 정당이 행사하는 정치적 선택이다. 이것까지 우리가 뭐라 할 순 없다. 다만, 그 경우라도 도민이 납득할만한 ‘본선 경쟁력’ ‘중앙 거물급’이냐는 판단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1천300만 경기도를 잃는다. 금주를 지켜보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