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곳곳에 초고층 건물의 건설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초고층 랜드마크를 통해서 지역의 이미지를 재정립해 명소로서 부각하기 위한 주장들이다. 그러나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개발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 주변 주민들이 나서서 변경을 요구하면서 사업을 지체하는 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관계기관에 집단 민원과 시위 등으로 행정력의 낭비를 초래하기도 한다.
송도국제도시 6·8공구는 개발사업 우선협상자가 주민의 초고층 요구로 애초 70층 규모에서 103층으로 건설계획을 변경했으나 주변 주민단체들은 계속해서 국내 최고 높은 수준의 건물을 요구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에서도 448m 높이의 청라시티타워 건설을 위한 집단 민원을 수년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구 루원시티 입주자 모임인 루원총연합회도 초고층 랜드마크 건립을 위한 10만 주민 서명을 벌이고 있다. 세 곳 모두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지역공약으로 채택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이며 정치 이슈화 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주민단체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초고층 건물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자산가치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근거하고 있다. 과거 세계 최고층 건물들이 각 지역의 프리미엄 명소로서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상권에 기여한 단순한 파급효과만을 보는 모습이다.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이 과거에는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많고 사업성이 높아 경쟁적으로 추진했으나 최근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아 세계 곳곳에서 추진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건립한 초고층 건물에서는 임대료가 비싸 비어 있는 공간이 많아 관리에 애를 태우고 있다.
초고층의 랜드마크 건물이 과거에는 명소로서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초래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주민의 일상에 많은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집단 방문과 차량으로 인해 소음 및 환경 피해가 막대하고 주민들의 프라이버시가 노출되는 등의 문제로 ‘투어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관광 활성화로 주민의 피해가 심각한 현상인 사회문제를 강조하면서 지적하는 것이다.
인천지역에서 주민들이 주장하는 초고층 랜드마크는 공통으로 사업 추진과정에 집단으로 제기하는 민원들이다.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나 관계기관의 합리적인 개발계획을 간과하는 일방적 주장이다. 초고층 건설에 따른 도로 등과 같은 도시기반 시설에 대한 막대한 비용과 환경 피해를 고려하면 오히려 주민이 나서서 말려야 하는 사업이다. 궁극적으로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주민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는 현명한 시민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