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일상으로의 회귀

돌고 도는 형국이다. 델타 변이, 오미크론 변이 등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때마다 코로나19 지형도는 계속 바뀌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기 전 하루 확진자가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절, 코로나 확진자는 ‘죄인 아닌 죄인’ 취급을 받았다. 밀접접촉자를 확인하기 위한 역학조사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은 사실상 공개될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서는 이러니 저러니 뒷말이 무성한 것은 당연지사다.

지금은 어떤가. 어디서 어떻게, 누구로부터 걸렸는지는 중요치 않아졌다. 상태가 어떤지, 후유증은 없는지가 관심사다. 최근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한번씩은 나오는 이야기가 ‘아직도 코로나 안 걸렸어?’라는 농담아닌 농담이다. 코로나 확진자들이 오히려 눈치 안보고 큰 소리 내는 형국이다.

▶K방역 얘기가 나오면서 대응을 잘했느니, 제대로 된 대처를 못했느니 등의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 이후 하루에만 최대 40만명이 넘은 확진자가 나오기까지 했다. 델타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이 같은 확진자 수가 나오리라 상상도 못했다. 이제는 1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는 사실이 희소식이 됐다.

▶확진자 수뿐 아니라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발생 추이도 안정적으로 이어지면서 정부의 일상회복 추진 계획도 명분을 얻고 있다. 정부는 오는 15일 새로운 방역 조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감염병 등급 하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중요하다. 또 확진자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안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 속에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한국이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으로 가는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후 엔데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엔데믹으로의 전환은 코로나로부터 해방된다는 의미다. 코로나가 독감과 같은 질병으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시 여겼던 일상생활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에 아로새기면서 누릴 수 있는 ‘일상의로의 회귀’. 결코 멀지 않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명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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