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필수품인 마스크는 방역 1등 공신이다. 한때는 정해진 날에 줄을 서야 구매할 수 있었던 귀한 존재였지만, 어느덧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골칫거리가 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매일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가 엄청나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2천만개, 연간 73억개 이상의 폐마스크가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민 인구 수 대비 도내에서만 하루 520만개의 마스크가 버려지고 있다.
폐마스크는 70%는 소각되고, 나머지 30%는 매립된다. 두 방법 모두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환경부 지침상 폐마스크는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는 게 원칙이다. 문제는 마스크 소재다.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필터를 겹친 마스크의 주요 재질은 폴리프로필렌으로,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소각할 때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배출된다. 다이옥신은 온실가스를 만드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매립도 문제가 크다. 주원료인 폴리프로필렌은 썩는데 450년이나 걸린다. 미처 수거하지 못한 폐마스크, 아무데나 버린 마스크는 수백년간 토양을 오염시킨다. 폐마스크는 필터와 부직포, 철심, 끈 등 다양한 재질로 구성돼 있어 분리 배출도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원순환센터에는 폐마스크가 섞여 들어오지만 수거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실정이다.
폐마스크로 인해 동물들도 수난을 겪고 있다. 갈매기 몸통에 마스크 줄이 엉켜 고통받는 모습이 제주에서 포착됐다. 동물들에게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대로 폐기하지 않고 방치한 일회용 마스크는 바다로 흘러들어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동물과 생태계를 위협한다. 그 피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간다.
폐마스크 문제가 심각한데, 아직 환경부 차원의 실태조사는 이뤄진 바 없다. 현재로선 썩지 않는 폐기물은 소각한다는 게 환경부 방침일 뿐이다. 소각이나 매립 모두 문제지만, 최소한 아무데나 굴러 다니게 해선 안된다. 폐마스크 전용 쓰레기통을 곳곳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만큼 소각이나 매립이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모니터링 해야한다.
폐마스크 쓰레기 문제는 지구촌 모두의 새로운 환경문제다. 세계 곳곳에서 마스크를 한 번 쓰고 버리는 ‘폐기물’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해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도 이런 재활용 연구를 포함해 폐마스크에 대한 처리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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