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인천시장 예비후보들의 공약(公約)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거나 재탕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예비후보들이 실현가능한 공약을 갖고 경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상수·유정복·이학재 예비후보 등은 지역 현안을 담은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예비후보의 공약은 표심에만 의존하고 있다.
안·이 예비후보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151층 인천타워의 건립을 재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하지만 인천타워는 이미 수개월동안 치열한 지역 갈등을 빚은 끝에 103층의 초고층 타워로 결정, 현재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안·이 예비후보의 이 같은 공약은 151층 건립을 주장하는 일부 주민들을 선동해 지역 갈등이 재점화 할 수 있다.
안 예비후보 캠프 측은 “151층 인천타워는 후보가 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사업이고 대한민국 전체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약한 것”이라고 했다. 이 예비후보 캠프 측은 “중앙 정부와 인천시가 약속한 내용이 최고층 타워 건설”이라며 “인천 시민의 염원을 위해 공약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안 예비후보의 수도권매립지에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는 공약은 수도권매립지의 매립이 끝나도 수십년간 사용할 수 없기에 임기 내 실현은 불가능하다. 이 예비후보의 서구 청라와 연수구에 모두 서울대·카이스트(경영대학원 포함)를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장미빛 청사진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유 예비후보는 ‘경인고속도로·경인선 지하화’, ‘내항 하버시티 건설’, ‘바다를 활용한 복합공간 조성’ 등의 공약을 했다. 그러나 경인고속도로·경인선 지하화는 이미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 담긴데다, 내항에 하버시티를 건설하는 공약도 수년전부터 추진 중인 내항 재개발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다를 활용한 복합공간 조성도 현재 시의 수변공간 정비사업과 사실상 같다. 유 예비후보 캠프 측은 “개발 계획이 절차나 시기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해 추진하겠다는 의도일 뿐”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3명의 예비후보는 공통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각종 교통 관련 공약도 제시했지만, 이 역시 대선 후보들의 공약임은 물론 시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박남춘 인천시장이 준비하고 있는 공약들도 재탕이나 일부 업그레이드 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 시장은 최근 청년 창업 생태계 구축이나 공공은행을 재선 성공 후 추진할 사업으로 꼽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민선 7기에서 창업 및 인천e음을 통한 후속 사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후보들이 포퓰리즘 공약을 내거나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등의 재탕 공약은 알맹이 없는 공약”이라고 했다. 이어 “후보들은 실현 가능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약을 가지고 경쟁해야 하며, 시민들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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