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학 특성화로 학습력 향상 자습실 조성 등 자기주도 학습 온힘 올해 명문대 60여명 합격 ‘성과’ “다각적인 교육지원 꾸준히 힘써”
자신의 몸집과 비슷한 캐리어를 끌고 자습실로 모여드는 학생들. 금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이 광경은 안양 신성고등학교(교장 조동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공부가 즐거워요’라고 웃음 짓는 학생들은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채 밤 늦은 시각에서야 자습실을 빠져 나온다. 지쳐 보이는 얼굴 표정과 달리 학생들은 ‘파이팅’ 소리를 연신 외치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뎠다.
안양 신성고가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인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명문고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신성고는 전년에 이어 올해 대입 결과에서 수능 자연계 수석을 배출하고, 의대만 27명을 합격시켰다. 서울대 13명, 고려대 32명, 연세대 14명, 경찰대 및 사관학교 8명 등 전국 주요 대학에도 많은 학생이 합격했다.
신성고는 이 같은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학령 인구 감소 등 일반계 고등학교로서 앞으로 직면할 문제에 대해 사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그 일환 중 하나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학생기자단 16명을 대상으로 집단 및 개별 심층 면접 조사를 진행, 자체 진단을 벌였다.
그 결과, 다수의 재학생이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면학 분위기가 잘 정착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별도의 사교육 의존도나 관련된 재정 및 시간적 투자와의 상관성을 묻는 질문엔 “다른 학교보다 더 많은 시간과 교육을 보충하고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와 더불어 신성고를 선택 및 지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명문대 진학률이 계속되기 때문에(27%), △기숙사 운영 등 학습 분위기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 때문(27%) 등의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 이밖에 △교사평가 8% △차별화된 교육과정 5% △수영 및 골프 등의 예체능 5% △도서관 등 학교시설 4% 등 순으로 나타났다.
신성고만의 특색 사업 중 가장 만족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별도의 자습실 등 자기주도적 학습분위기’(29%)를 꼽았다. 이어 △예체능 1인 3기 교육(수영, 골프, 통기타)(21%) △기숙사 운영에 따른 학력신장 집중(20%) △수학·과학 특성화 교육(15%), △독서삼품제 등 독서 강화 교육(11%) 순으로 조사됐다.
또 ‘현재 학력신장을 위해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의 질문에 설문 응대 학생의 53%가 ‘학교의 특별강좌 및 보충수업(야간자율학습 포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학원의 별도과목 및 개인과외, 종합반 강의 수강 질문에는 전체 47%가 응답했다.
이와 반대로 학생 대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큰 고통으로 △학업 시간 외 운동 등 취미 생활을 하는데 부딪히는 한계 상황 절감(25%) △온·오프라인 수업으로 인한 혼동 및 집중력 저하(24%)를 호소했다. 이에 학생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 해소 등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설문 결과에 대해 조동호 교장은 “일반계 고등학교가 고교 졸업 만으로는 꿈을 이루기 힘든 현실 속에서 학력은 우리 학생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토대”라며 “금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이 바라는 교육 지원 방안을 더 다각적으로 모색해 저출산 시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학교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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