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부터 공원 등 실외에서 마스크 없이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야외에서 이뤄지는 체육 수업과 결혼식, 지하철 야외 승강장, 놀이공원, 등산로 등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드디어 야외에서 만큼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마스크 없이 숨쉬며 활보할 수 있는 자유가 이렇게 소중한 줄 미처 몰랐다.
정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020년 10월13일부터 시작됐다. 야외로 한정됐지만,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해제된 것은 566일 만이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국민 스스로 마스크를 썼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2년 넘게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심지어 집안에서도 썼으니 얼마나 답답한 시간이었나.
마스크를 생각하면, 저마다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을 것이다. 마스크를 한장이라도 더 구하려고 몇시간씩 줄을 섰던 일이 엊그제 같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2월부터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마스크 가격이 폭등했고, 온·오프라인에서 품절 사태가 이어지면서 마스크 대란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마스크 수출을 제한하고 공적 마스크 제도를 도입했다. 출생연도에 따라 지정된 요일에만 1인당 주 2매씩 살 수 있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는 수급 대책을 마련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일상회복에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코로나19 유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방역·의료 대응 상황이 안정기에 접어들어 방역 관리를 ‘자율 실천’ 체계로 이행해간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 등도 실외에선 감염 전파 가능성이 낮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은 물리적 간격을 고려하는 수준에서 권고하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방심하면 안된다. 공연·스포츠 경기 등 밀집도가 높은 장소에선 실외라도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 고령층이나 코로나19 고위험군도 마찬가지다. 실외 마스크 해제가 바이러스로부터의 해방은 아니다. 경각심을 잃지말고 개인 위생과 방역을 계속 철저히 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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