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사라지는 친구들

코로나 확진으로 등교 못하는 친구들 점점 증가
선생님이 출석 부를 때마다 교실 속 침묵 길어져
정부, 학습격차 해결해 줄 뚜렷한 대책 마련해야
코로나 걱정없이 학교서 함께 수업하는 날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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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영 성남 수내고

개학 첫날인 지난 3월2일, 등교 시간에 맞춰 학교로 향했다. 겨울방학 전인 지난해 12월1일과 비교해 약 4배 이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했음에도 정상적으로 등교하게 됐다.

학교는 들뜬 신학기 같은 분위기였지만, 등교 첫날부터 학생 1명이 나타나지 않았다. 수업을 마치고 친구와 헤어지며 “잘 가. 내일 보자”라고 했던 친구 4명도 다음 날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같은 반 학생 가운데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주위에 있던 친구들도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됐다. 이로 인해 개학 이튿날까지 10명이 등교하지 못했다. 선생님이 출석을 부를 때마다 대답하는 사람이 점차 줄면서 교실 속 침묵도 길어졌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등교하지 못한 친구들은 집에서 원격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선생님이 대면과 원격수업을 다 병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1주일 동안 자가격리된 학생들은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학습격차를 우려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교육청, 질병관리청은 학생들의 학습격차와 불안을 해결해 줄 만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 그저 인정 결석을 해줄 뿐이었다.

우리 반 학생의 절반 이상은 한 번 이상 코로나에 걸린 적이 있다. 코로나 후유증 또한 다양했다. 어떤 학생은 음식의 맛이 느껴지지 않았고, 또 다른 친구는 목이 너무 아파 격리가 끝나고도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아직도 많은 학생이 코로나에 걸리고 있지만, 코로나 검사 횟수를 1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는 등 거리두기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정부 정책에 학생들은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제 코로나19의 질병 등급을 낮추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일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학생, 대학생, 직장인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두려움을 가지지 않고, 학급 친구들이 코로나 걱정 없이 학교에서 함께 수업하는 그날을 꿈꿔 본다.

신준영 성남 수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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