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 역사에는 특별한 패턴이 있었다. 수원 출신 후보가 당선돼 온 역사다. 심재덕·김용서·염태영 시장이 전부 그랬다. 도시가 커지면서 수원 출신 비율은 낮아졌다. 지역 내 국회의원도 비수원 출신에 열린 지 오래다. 현역 의원 5명 가운데도 2명이 호남 출신이다. 그럼에도 수원시장 자리만큼은 수원 출신들이 역임했었다. 이런 흐름을 ‘수원의 자존심’이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많다. 확정된 여야 대진표는 그래서 흥미롭다. 수원 출신과 비수원 출신이 맞대결을 벌인다.
국민의힘 김용남 후보는 수원 출신이다. 초중고등학교를 다 수원에서 다녔다. 수원 시장통 상인이었던 부친의 역사를 종종 말한다. 고향에 관한 한 역대 수원시장 선거 흐름과 어울린다. 아마도 이런 출신 이력을 부각하는 것도 그의 전략이 될 듯 싶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후보는 충청도 출신이다. 고등학교까지의 학연이 수원과 무관하다. 내부 경선과정에서는 이런 구도가 ‘비수원 출신’인 그에게 역으로 힘을 보태는 현상이 되기도 했다. 어쨌든 그에게는 과제다.
반면, 수원 행정에의 접근성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재준 후보는 대학 시절부터 수원시민이었다. 교편을 잡았던 대학 역시 수원에 있다. 무엇보다 수원 행정에 몸 담아온 이력이 다양하다. 교수 시절 수원시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민선 5·6기에 수원 제2부시장을 5년간 맡았다. 김용남 후보는 국가직인 검사로 근무했다. 고향인 수원지검에는 부장검사로 근무했었다. 본격적인 지역활동은 2012년부터 정치인·변호사로 10년째다. 수원 행정 접근성이 숙제다.
평범한 수원시장이 아니다. 특별한 수원특례시장이다. 광역과 기초의 중간 단위를 뽑는 첫 선거다. 수원·고양·용인·창원특례시 시민에만 주어진 기회다. ‘허울뿐인 특례시’라는 지적이 있음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한국 역사상 최초의 특례시장 투표’를 하게 된 4개 시 유권자다. 일반 시(市)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달라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과연 그 기대에 걸 맞는 후보들인가. 판단은 각자 다를 수 있다. 아마도 실망하는 유권자가 있을 것이다.
두 후보의 현재 가치를 높게 볼 수는 없다. 과거 ‘수원시장’보다 커진 중량감을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미래 가치를 현재로 끌어오는 유권자 혜안이다. 누가 빨리, 누가 완벽히 ‘특례시장다움에 이를 것인가’를 평가하는 선택이다. 이미 주어진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수원 출신’이라는 것은 김용남 후보의 것이다. ‘부시장 경험’이라는 것은 이재준 후보의 것이다. 여기에 대한 평점은 이미 매겨졌다. 남은 20일은 미래가치를 평가받는 것이다.
누가 깨끗한 수원특례시를 만들 것인가. 살아온 길을 살펴 채점 할 수있다. 누가 발전하는 수원특례시를 만들 것인가. 내놓는 청사진을 보며 채점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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