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팀인가 싶다. 1등 팀 KT위즈였다. 창단 8년 만에 이룬 위업이었다. 1군 무대 진입 후 7시즌 만이었다. 선수도, 구단도 행복했다. 무엇보다 수원시민이 즐거웠다. 악전고투 속에 만든 팀 아닌가. 국가균형발전론에 발목 잡혔었다. 수도권에 더 주면 안 된다고 했었다. 1천300만 경기도에는 없었다. 서울(2팀)과 인천(1팀)을 수도권이라고 묶었다. 이 난관을 시민이 뚫어냈다. 삭발 투쟁, 서명 투쟁으로 해냈다. 바로 그 시민들이다. 얼마나 좋았겠나.
그게 불과 반 년 전이다. 그 팀이 몰락하고 있다. 16일 현재 16승 21패다. 승률 0.432로 8위다. 개막 후 2주간 연패였다. 3주째부터 안정을 찾았다. ‘그러면 그렇지’라고 안도했다. 하지만 다시 추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모습은 처참했다. 홈 팬 앞에서 3연패를 당했다. 관중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시민들이 노하기 시작한다. 분노 섞인 말이 나온다. 왜 안그렇겠나. 스포츠는 결과로 말한다. 결과가 나쁘면 없던 원인도 쏟아져 나오게 마련이다.
선수들 부상이 크다. 간판 타자 강백호가 부상이다. 외국인 타자 라모스,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도 부상이다. 불펜 투수 박시영도 다쳤다. 당사자들이 더 안타까울 것이다. 부상 자체를 비난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성적 부진 땐 다르다. 팀의 선수 관리 능력이 얘기된다. 일부 부상 과정에는 뒷말까지 있다. 경기와 무관했던 듯 하다. 선수 공백의 대처도 논란이다. 백업 멤버가 너무 허술하다. 이럴 때 대비한다던 ‘뎁스 강화’가 다 헛구호처럼 됐다.
감독에 대한 불신도 등장했다. 지장(智將)이라던 칭송은 사라졌다. 투수진 운영이 지적 받는다. 선발진은 나름 호투 중이다. 이를 넘겨 받는 불펜이 형편없다. 이런 상황을 풀어가는 지혜가 안 보인다. 선발진을 필요 이상 끌고 가다가 교체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다. 호투하던 선발진까지 흔들리게 된다. 1년 전, 톱니바뀌처럼 맞아가던 팀이었다. 그 촘촘하던 지혜가 사라졌다.
공교롭게 구단의 변화가 있었다. 올 초 신임 사장이 부임했다. 1월 말 단장과 투수코치를 전보했다. 육성군 총괄과 2군 코치로 보냈다. 지난해 팀을 우승 시킨 주역이었다. 그리고 나타난 게 성적 부진이다. 언론인들 사이에 나도는 소문이 있다. 특정인 사람 심기라는 얘기다. 어떤 분야든 인맥 인사는 최악의 경영이다. 특히 프로스포츠 경영에서는 더하다. 이런 소문 자체가 경영 위기다.
스포츠에 애향심을 대입하지 않겠다. 가장 비논리적인 접근임을 잘 안다. 다만, 시민의 지적을 보탬 없이 전하려는 것이다. 선수의 자기 관리, 감독의 팀 운영, 구단의 인사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수, 감독, 구단은 억울할 수 있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항변은 말로 할 게 아니다. 시민이 원하는 성적으로 하는 것이다. 속 시원한 해명을 운동장에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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