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말(言)이 관심을 끌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의혹에 대한 입장이다.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백현동 문제, 성남 FC 의혹 등에 대해서는 “수사해서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경기지사가 되면 진상규명에 협조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했다. 직전 도지사인 이 위원장 측이 예민하게 들을 법한 부분이다. 언론도 곧바로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우파 유튜버들은 ‘김동연의 배신’이라며 크게 인용했다.
이게 그렇게 분석할 일인가 살펴 보자. 먼저 김 후보가 토론회에서 했던 워딩은 이랬다. ‘지난 대선 때 불거진 이 위원장 관련 의혹들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법인카드 같은 경우는 그렇다”고 답했다. 백현동이나 성남FC 문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의혹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대장동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든 경찰이든 수사해서 분명하게 진위를 가려내자는 입장은 똑 같다”고 했다. 해당 발언이 모두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문답을 연결해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다. 김혜경씨 법인카드 문제는 부적절한 측면은 확인된 상태다. 이재명 위원장 스스로도 대선 때 부적절성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이런 흐름을 그대로 쫓아 ‘문제는 있다’고 한 것이다. 백현동, 성남FC, 그리고 대장동 발언도 수차례 확인된 방향이다. 이 위원장 본인이 대선 때 특검을 주장했던 사안이다. 그 입장과 달리 말한 게 아니다. 배신 따질 일 아니다. 설마 다른 답이 있겠나. ‘수사 하면 안 된다’ ‘진실 규명 반대한다’고 할 수 있나.
이날 김 후보가 토론회에 불만을 말하는 대목이 있다. “제가 대장동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자꾸 옛날 얘기를 물어보시니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재명 의혹’에 대한 질문이 지나치게 반복되자 던진 불만이다. 그러면서 “경기지사 선거에서 미래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옳은 지적이었다. 대장동, 성남FC와 김 후보는 아무 상관 없다. 더 나아가 차기 경기지사의 행정 능력을 따질 척도도 아니다. 더구나 공식 선거 기간이 시작됐다. 이제 다른 거 해야 하지 않나.
이날, 이재명 위원장도 한 소리 했다. ‘사골도 적당히 우려내라.’ 성남 FC를 반복해서 수사한다는 얘기다. 글쎄다. 이 위원장은 경우가 다르다. 의혹의 당사자다. 전국 선거를 책임지고 있다. 선거판이 개인 변소(辯論)의 장은 아니다. 어차피 수사가 가려낼 진실이다. 혐의 없으면 ‘사골’이고, 혐의 있으면 ‘사약’이다. 우리 주장은 지사 선거에서는 이걸 빼자는 것이다. 귀에 못 박힌 대장동으로 새롭게 움직일 표도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유권자가 기다리는 이슈는 곳곳에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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