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UFO 청문회

“외계인이 진짜 있을까”. 어렸을 적 이런 생각에 숱하게 잠을 설쳤다. 유성(流星)을 보고도 그랬다. 그때 밤하늘에선 머리가 큰 생물이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 상상의 결정체는 미확인 비행물체(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로 귀결됐다.

▶우주 어딘가에는 우리보다 더 진화된 생물이 있을 것이란 상상은 불순하다. 그래도 인류는 끊임없이 그 ‘상상’에 천착(穿鑿)해왔다. 맨 먼저 발걸음을 내디딘 건 미국이었다. ‘프로젝트 블루북(Project Blue Book)’을 통해서였다.

▶미 공군이 1952~1969년 UFO 보고서를 작성했다. 국가안보 영향여부를 가리기 위해서였다.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까지 1만2천618건이 조사됐다. 대부분 자연현상이거나 비행기 오인식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미 공군은 UFO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근 미국 연방 하원에서 UFO 청문회가 열렸다. 로널드 몰트리 국방부 차관과 스콧 브레이 해군정보국 부국장 등이 출석했다. UFO는 미확인 공중현상(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으로 바뀌었다. 미 당국은 그동안 UAP에 조심스러웠다.

▶브레이 부국장은 UAP는 400여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른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6월 UAP와 관련, 9쪽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17년 동안 관측된 UAP 144건 중 143건의 정체가 미확인으로 분류됐다.

▶브레이 부국장은 “UAP가 비지구적 기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는 물질적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UAP 영상도 공개됐다. 몰트리 차관은 “UAP 기원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드레 카슨 하원의원이 거들었다. “UAP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실재한다. 국방부가 상대적으로 규명하기 쉬운 사례에만 집중, 현상의 근원을 밝혀내는 데는 소홀했다”. 다시 한번 어리석은 질문을 던진다. 외계인이 몰고 오는 미확인 비행물체는 정말 없는 걸까. 아니면 아직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는 규명할 수 없는 걸까.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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