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가로 살다 사회복지대학원 진학…유아시설·복지관에서 활동
“한평생 봉사하시다 가신 어머니는 제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그 뜻을 이어 힘이 다하는 그날까지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박인만 지에스아이엘 이사(62)는 전자공학과 지리정보 분야에서 평생을 일한 IT전문가다. 2020년 말 대기업에서 정년퇴임을 한 이후,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겨 아들뻘 되는 청년들과 일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에겐 또 다른 전공이 있는데, 바로 사회복지다. 20여년 전 아내는 그에게 사회봉사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던졌고, 그는 큰 고민 없이 곧바로 사회복지대학원에 등록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는 대구광역시에서 40년 넘게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고, 그는 어려서부터 그 모습을 지켜보며 어머니를 도왔다.
박 이사는 봉사 현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봉사 1만 시간을 채워보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유아 보호시설과 복지관에 나가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는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한다. 그의 봉사는 아이들을 안아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박 이사와 포옹을 위해 줄을 서고, 그는 한명 한명씩 아이들을 꼭 안아준다. 포옹한 아이들은 또다시 줄을 서고, 안아주기는 계속 이어진다. 아이들에게 일일 부모가 돼 준다면, 복지관에 가선 아들이 된다. 복지관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노래자랑도 하면서 어르신들을 부모 모시듯 한다.
그렇게 열심이던 봉사는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중단됐다. 전염병은 그의 인생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2020년 12월 그와 어머니는 동시에 감염됐다. 치료제는커녕 백신도 없던 때였다. 어머니와 아들은 각각 대구와 서울 중환자실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였다. 그는 한 달간 병상에 내려오지 못했고, 폐 손상까지 입었다.
간신히 회복한 후 어머니의 병원을 찾아갔지만, CCTV로만 어머니를 볼 수 있었다. 끝내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그는 가슴에 어머니를 묻었다.
그는 이같은 슬픔을 딛고 봉사활동 1만 시간을 달성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박 이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봉사를 재개하고 있다”면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다시 만나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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