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과 소멸의 반복, 자연의 순환’… '순환의 이데아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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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대 作 '누가 그들을 이렇게 경이롭게 했는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자연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만들어진 순환의 일부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끊임없이 변하며 순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편리함과 필요에 따라 자연의 순환을 방해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연의 순환을 대우주적인 관점에서 보고 순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전시가 열렸다. 오는 26일까지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진행되는 <순환의 이데아ⅰ> 이다.

이번 전시는 김정대, 이진경, 양희아, Todd Holoubek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해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순환에 대해 풀어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양희아 작가의 ‘무한정원의 하늘’이 관람객을 반겨준다. 큰 삼각형 속 흘러나오는 그의 영상 작품은 비닐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우주와 물리적 세계를 연결해 주는 틈새 사이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빛의 프리즘은 숨겨진 차원을 시각적, 감각적으로 인식하게 한다.

‘물속 쓰레기’를 가져온 김정대 작가는 우리가 가지 않는 지저분한 강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수거한 풀과 버려진 생활 쓰레기를 수거한 뒤 이것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며 쓰레기에 뿌리내린 식물들은 다시 자라게 한다. 그의 작품 ‘누가 그들을 이렇게 경이롭게 했는가’ 시리즈는 이 모든 과정을 보여준다. 버려진 신발, 스티로폼, 축구공 등에 뿌리내린 이름 모를 식물은 어느 곳에서도 뿌리내린 식물의 경이로운 힘을 보여준다.

Todd Holoubek 작가의 영상 작품은 카메라 앞에 물체나 사람이 있을 때 이를 꽃으로 나타나게 한다. 작가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음악을 듣고 있는지 등 사라지고 나타나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표현해 공백을 채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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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作 '진경산수화'.1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이진경 작가는 검은 비닐봉지를 작품에 사용했다. 봉지를 구겨 풍경을 만들어 내며 일회성과 지속성이 공존하는 풍경을 보여준다. 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은 비닐봉지가 만들어낸 풍경은 서럽기만 하다”며 무위와 유위의 불협화음을 보여준다.

홍채원 아름 관장은 “작가 개개인이 보여주는 자연의 순환은 자연과 순환 그 자체 집중했다. 우리 인간이 자연에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 <순환의 이데아ⅰ> 전시를 통해 자연의 순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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