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 사라진 섬 해수욕장… 관광객 위협

옹진군, 3년간 양빈사업 안해...지반 침식에 각종 파편 노출
군 “별도 안전계획 마련할 것”

피서철을 앞둔 인천의 섬지역 해수욕장과 해변이 백사장 침식 등으로 비상이다. 파도 등으로 사라진 모래가 3년째 채워지지 않으면서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인천 옹진군에 따르면 피서철을 대비해 매년 1~5월 섬지역 해수욕장 8곳과 해변 15곳 등 23곳을 대상으로 5억원 규모의 양빈사업을 추진해왔다. 양빈사업은 백사장에 좋은 품질의 모래를 뿌려 백사장의 모래유실·침식을 막고 해수욕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양빈사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백사장 침식 등으로 바닥에 깔려있던 유리조각, 자갈, 나뭇가지 등 날카로운 파편들이 그대로 드러나 관광객들이 다칠 수 있다.

그러나 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이들 해수욕장과 해변에 양빈사업을 전혀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맞춰 다음달 6일부터 개장이 이뤄지는 이들 해수욕장과 해변은 양빈사업 없이 관광객들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군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져 올해 역시 해수욕장 등을 개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못 판단해 양빈사업을 위한 예산조차 편성하지 않았다. 또 군은 지난해 10월 해수욕장 등이 있는 북도·덕적·자월·영흥면 등의 섬주민들로부터 양빈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고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의 ‘2020년 연안침식 실태조사’에서 ‘침식 우려’ 등급을 받은 자월면의 이일레해수욕장, 큰풀안해변, 벌안해변 등은 양빈사업 없이 그대로 방치 중이다.

김태원 인하대학교 해양과학부 교수는 “양빈사업을 하지 않으면 바닷가로 모래가 쓸려나가 백사장에는 각종 파편만 남을 수밖에 없다”며 “지반 침식으로 일부 백사장이 구덩이처럼 파여 관광객이 빠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로 해수욕장 등을 개장하지 못할 경우 예산이 낭비될 것을 우려해 양빈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서는 별도의 안전관리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양빈사업을 배 이상으로 확대해 섬지역 해수욕장과 해변의 백사장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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