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사건 뒷 이야기] 단톡에 쪼개진 교실…학교가 지옥이 된 학생들

“가해자 징계는커녕 분리도 안돼”...학폭위, 사건 발생 한달 후에 열려
학교 측 “수사 진행… 할 말 없다”

군포 고교생 단톡방서 친구들 험담 : 눈치 보며 등교하는 피해 학생… 자해 시도까지

“단톡방 사건 이후 아이가 매일 악몽에 시달려요. 우리 아이가 왜 이런 고통에 시달려야 하나요”

군포에 사는 최미혜씨(가명)는 지난 5월 학교에서 돌아와 흐느끼며 우는 고등학생 2학년 딸아이의 얘기를 듣고 가슴이 무너졌다. 같은 학교 또래 친구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딸을 비롯한 다른 아이들에 대한 험담이 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최씨는 가슴을 부여잡고 곧바로 학교에 찾아갔고, 최씨의 딸처럼 피해 관련 학생의 학부모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씨는 단톡방 사건의 가해 관련 학생과 피해 관련 학생이 분리되고, 법에 따라 징계가 이뤄질 줄 알았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해 관련 학생과 피해 관련 학생들의 분리 조처는 미진한 상황이다. 오히려 단톡방에 이름이 오르내린 피해 관련 학생들만 눈치를 보며 수업을 듣는가 하면 한 학생은 자해까지 시도했다. 최씨는 “분리 조치가 안 되고 교내 동선이 많이 겹치는데, 가슴이 찢어진다”고 울먹였다.

군포의 한 고등학교에서 또래 친구들이 만든 ‘단톡방’에서 다른 학생들을 험담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학교 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학생들의 피해 회복은 여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사건을 처리해야 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난 이달 20일 처음으로 열리면서 그 사이 피해 관련 학생들은 가해 관련 학생들과 학교에서 마주치는 일상을 보내야 했다.

이와 관련, 단톡방 사건이 발생한 A 고등학교 관계자는 “학폭심의위와 수사가 진행 중이기에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관계자는 “20일에 이어 27~28일 학폭심의위가 예정돼 있다”며 “학생들의 진술을 들은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포경찰서는 지난 17일 단톡방에서 또래 친구를 험담한 혐의로 A 고교 학생 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윤덕흥·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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