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포드 합류 외야·장준원 가세 2루·엄상백 호투 선발투수진 등 상승 동력
시즌 첫 5할 승률에 도달하며 상위권 도약에 본격 시동을 건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일부 포지션서 뜨거운 내부 경쟁을 펼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시즌 개막 후 4·5월 부진했던 KT는 6월 들어 21일까지 11승2무5패, 승률 0.611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개막 2연전 후 첫 5할 승률(33승2무33패)을 이뤄냈다.
개막을 전후해 에이스 쿠에바스와 중심타자 강백호·라모스의 부상 이탈로 하위권을 맴돌았던 KT는 이달 초 강백호에 이어 외국인 선수 벤자민(투수)과 알포드(외야수)의 합류로 완전체를 이루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두 달 동안 가라앉았던 더그아웃 분위기도 최근 아주 좋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포지션에 걸쳐 내부 경쟁이 뜨겁다. 가장 치열한 곳은 외야다. 5월까지 김민혁(좌익수), 배정대(중견수), 조용호(우익수)가 주로 선발로 나섰던 외야는 알포드가 가세한 이후 배정대, 김민혁이 선발과 벤치를 오가고 있다.
조용호가 타율 0.309, 출루율 0.384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알포드가 KBO리그에 점차 녹아들면서 배정대, 김민혁 중 한 명은 벤치에 앉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둘 모두 최근 타격감이 좋아 이강철 감독은 매 경기 스타팅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또한 2루수 경쟁이 뜨겁다. 오윤석이 박경수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찬 가운데 5월 LG서 영입한 장준원이 백업으로 투타에 걸쳐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캡틴’ 박경수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박경수가 타격감을 어느 정도 되찾으면 장준원은 유격수 백업 자원으로 심우준의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FA 허도환이 떠난 후 장성우를 받쳐줄 포수를 걱정했던 고민도 김준태의 활약으로 해소돼 오히려 경쟁 체제가 구축됐다.
지난 시즌 롯데에서 이적한 김준태는 4월 1할대 빈타에 허덕였으나, 5월 타율 0.351, 6월 0.282로 순도 높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마운드에서는 최근 2년간 에이스 역할을 해온 데스파이네가 부진한 가운데 쿠에바스의 공백을 메운 엄상백이 최근 3연승을 거두는 등 시즌 6승(2패)으로 호투하고 있어 벤자민의 합류 후 불펜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벤치를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5월 트레이드로 영입한 투수 이채호도 이적 후 10경기서 9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호투, 침체됐던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투타 완전체’를 이룬 KT가 본격적인 내부 경쟁을 통해 상승 동력을 얻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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