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물은 거의 ‘셀프(self)’다. 물을 영어로 (워터·water가 아닌) ‘셀프’라 한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요즘은 브런치 카페 등에서 소비자를 많이 부려 먹는다. 뭘 먹을지 정하고 계산을 하고나면 진동벨을 준다. 벨이 울리면 카운터에서 커피나 음식을 가져와야 한다. 다 먹은 후에는 빈 잔이나 접시를 다시 가져다 줘야 한다.
패스트푸드점이나 테이크아웃을 위주로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에는 키오스크(kiosk)가 등장했다.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단말기로, 이 앞에 서서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를 한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취약계층은 기계 이용이 쉽지 않다. 돈이 있어도 뭘 사먹을 수가 없다. 기계로는 돈을 받지 않거나, 아예 사람이 없는 점포도 있기 때문이다.
키오스크의 등장으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이 사라졌다. 소규모 점포에선 사장이 직접 음료를 만들고 음식도 만든다. 소비자는 키오스크로 주문·결제를 하고 음식이 완성되면 직접 픽업을 한다. 대형 햄버거 업체부터 일반음식점까지 키오스크 도입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데 500여만원이 든다는데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설치 비용을 비교적 빠른 시간내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키오스크처럼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사업 모델의 스타트업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로봇 팔이 치킨을 튀기는 ‘롸버트치킨’의 로보아르테,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로봇카페(비트) 비트코퍼레이션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의식주컴퍼니가 선보인 오프라인 무인세탁소 ‘런드리24’도 비슷하다. 모두 사람을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해 운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영업자가 점점 더 비싸지는 원자재, 인건비를 다 감당하면서 누군가를 고용해 수익을 내는 게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무인 점포가 계속 늘고 있다. 반면 일자리는 자꾸 줄어든다. 무인(無人)시대가 그리 반갑지 않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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