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하늘도시 방범CCTV·버스정보안내기 수년째 고장 방치…주민 불안 및 불편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일대에 방범 폐쇄회로(CC)TV 수백대와 버스정보안내기(BIT)가 낡고 고장난 채 방치, 주민들이 불안해하거나 불편을 겪고 있다. 수년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이들 시설의 관리권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7일 LH와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3년부터 영종하늘도시 1단계 개발지역(601만㎡)의 기반공사를 했다. LH는 2015~2016년 이 지역에 주민 안전과 편의를 위한 방범 CCTV 326대와 BIT 50대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들 시설이 7년 넘게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시설 노후화로 방범 CCTV 326대 중 107대(32.8%)가 아예 작동하지 않고 있고, BIT 50대 중 45대(90%)는 버스도착 안내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등 고장나 방치 중이다.

LH가 1단계 개발을 끝낸 2018년에 이 시설들을 인천경제청으로 이관하려 했지만, 인천경제청은 시설들의 고장 문제를 모두 해결한 뒤 한꺼번에 넘겨 받겠다며 거부하고 있다. LH는 당초 시설 설치 등 개발 업무만 맡기 때문에 관리 책임이 없는 만큼, 인천경제청이 즉시 시설을 이관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여전히 두 기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LH와 인천경제청은 지난 2020년 1단계 현장 합동점검에서 고장난 기반시설의 일부 부품을 보수하는 것으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미 설치한 지 5년이 지나 부품업체가 사라진 탓에 부품 보수마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공원과 주택가, 아파트 주변 좁은 골목길 등에 설치한 많은 방범 CCTV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각종 범죄 등의 노출에 불안해하고 있다. 또 BIT의 대부분이 고장난 탓에 주민들은 시내버스를 이용하면서 버스의 이동 정보도 모른 채 막연히 기다리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LH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방범 CCTV와 BIT의 고장난 장비 등에 대한 교체를 진행하려 한다”며 “고장 장비의 수리가 끝나는 대로 인천경제청에 시설의 관리 등을 넘길 계획”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고장난 것을 그대로 이관 받으면 예산 낭비의 소지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거부해왔다”며 “LH가 장비 수리를 마치고,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면 시설을 이관받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