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청소년에 활력소’ 수원 아름학교 골볼팀

창단 2개월 만에 장애학생체전 銅…선수 수급 어려움 ‘과제’

올해 3월 창단된 수원 아름학교 골볼팀의 (왼쪽부터)유주호, 이희찬, 백하람, 박현진 감독.김영웅 기자

“골을 넣었을 때의 희열과 공을 막았을 때의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골볼은 새로운 꿈을 만들어준 고마운 선물이에요.”

지난 8일 오후 1시께 수원시 영통구 소재 아름학교 강당에서는 이 학교 골볼팀 선수들이 안대를 끼고 숨을 죽인 채 공 속의 방울 소리에 신체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 집중하다가 휘슬 소리에 맞춰 공이 굴러 오자 일제히 몸을 날려 공을 막아냈다.

아름학교 골볼 팀은 선수 3명, 지도자 2명으로 올해 3월 창단됐다. 시각장애인 교사인 박현진 감독과 김성락 교사가 코치를 맡아 지도하고 있고, 경기도장애인체육회서 정은선 지도자가 파견돼 훈련을 돕고 있다.

박현진 감독은 “지난해 정은선 선생과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골볼을 경험했다. 이때 활동량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종목이라고 생각해 올해 팀을 창단하게 됐다”며 “최소 인원으로 짜여졌지만 매주 훈련을 하고 대회에도 참가하는 등 성장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한 번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2시간씩 수비, 공격, 미니게임 순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는 방과 후 오산스포츠센터에서 3시간 씩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

미니게임 훈련 중 코치의 강한 공격을 몸을 날려 막아내고 있는 아름학교 선수들.김영웅 기자

훈련 시설과 장비 부족에 얇은 선수층 등 열악한 환경 속에도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이들은 지난 5월 전국장애학생체전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해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때 센터 유주호가 골볼 유소년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여 이달말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이천선수촌에 입촌한다.

유주호는 “골볼을 시작한 뒤 운동선수의 꿈이 생겼다. 합숙 훈련을 통해 성장하고 최종 6인에 들어서 유소년 국가대표로 뽑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를 설정하면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지녔다. 기량의 기복도 없어 기량이 좋은 선수들과 합숙하면서 기량을 더 끌어올린다면 좋은 선수가 될 재목이라는 게 박 감독의 설명이다.

이들은 훈련 후에도 골볼 얘기로 수다를 떨 정도로 종목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박 감독의 전언이다.

하지만 최소 인원으로 구성된 아름학교 골볼팀은 내년 3학년생인 백하람이 졸업하게 돼 선수 수급이 시급하다. 아직까지 중·고생 중 선수를 원하는 학생도 없어 걱정이다.

박 감독은 “내년 팀 구성을 이룰 수 없어 걱정이다. 골볼은 시각장애인만 참가할 수 있고 세부 등급이 충족돼야 선수 등록이 된다”며 “학교가 종합 장애인학교다 보니 시각장애인 선수 찾기가 어렵다. 골볼 팀이 올해로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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