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육상, 문체부장관기 ‘31연패 신화’ 멈춰서나

초·중 도대표 출전 거부로 60% 교체 출전…고등부 정상 전력 불구 ‘수성 난망’
혹서기·하계 전훈 기간 개최 이유…도교육청, 출전비 및 행정지원 중단도 원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3회 전국시·도대항육상대회에서 종합우승 32연패에 도전하는 경기도가 초·중등 도대표 선수의 60%이상 교체로 목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경기일보 DB

30년 넘게 전국 정상을 지켜온 경기도 육상의 연승행진 ‘신화’가 멈춰설 위기에 놓여있다.

14일 경기도육상연맹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릴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3회 전국시·도대항육상대회에 경기도는 초·중·고에 걸쳐 110명의 선수가 출전, 종합우승 32연패에 도전한다.

하지만 대회가 혹서기에 열리는데 따른 부상 위험과 학교의 출전비 부담, 지도자들에 대한 동기부여 저하 등으로 초·중등부의 경우 1,2위로 선발된 도대표 선수들이 출전을 포기하는 바람에 상위 기량의 선수가 60% 정도 출전하지 못한다.

해당 학교들에 따르면 대회 기간이 혹서기여서 선수들의 안전이 우려될 뿐만아니라, 지난 2015년까지 출전비를 도교육청이 지원했으나 이후 중단되면서 학교 또는 학부모가 대회기간 체제비를 부담해야 하는 이유로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회 기간 상당수 팀들이 하계 전지훈련을 하는 상황에서 원거리인 울산까지 지도자가 다른 선수들을 남겨놓은 채 도대표 선수 1~2명을 인솔하고 참가하는데 따른 부담감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경기도육상연맹은 선발전 1,2위 선수의 출전 포기 의사에 따라 차순위 선수들로 대체했으며, 일부 세부 종목은 6~7위권 선수까지 포함시키면서 당초 1,2위 선수가 아닌 대체 선발자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남초부 멀리뛰기와 여초부 100·200m 등 8개 세부종목은 2명의 엔트리를 채우지 못한 채 1명만 출전하게 됐고, 남중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여중 높이뛰기, 남녀 중등부 5종경기는 아예 참가자를 내지 못했다.

반면, 고등부는 이번 대회 기록이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할 경기도대표 선발 기록에 포함됨에 따라 포기자 없이 모두 출전한다.

도 육상 관계자들은 이번 대회 초·중등부의 전력 약화로 정상 수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 열렸던 교보생명컵 전국초등학교 시·도대항육상대회와 더불어 31회 연속 정상을 질주해온 문체부장관기 육상대회의 연승이 멈춰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단일 대회 31연패 달성은 경기체육 사상 전무후무한 ‘신화’이기 때문에 더욱 아쉬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육상계는 “아시안게임 등 여러 일정의 불가피성이 있더라도 어린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를 혹서기에 개최하는 대한육상연맹의 책임이 크다”면서 “그동안 대회 출전경비와 행정력을 지원해온 도교육청이 소년체전에만 집중하고 경기도의 명예를 걸고 출전하는 시·도대항 대회에는 지원 중단과 더불어 손을 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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