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기교 갈등, 신임 시장 둘이 뭉쳤다

‘만성적 민원’인 고기교 갈등이 해결 국면에 들었다. 용인시와 성남시의 신임 시장 둘이 교량 확장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상일 시장과 신상진 시장은 18일 ‘그동안 두 시간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주민에 끼쳤던 불편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두 지자체 간 ‘협의가 원활하지 않았던 교통 문제’는 고기교 확장 갈등이다. 용인시 고기동과 성남시 대장동을 잇는 길이 25m, 폭 8m, 왕복 2차선의 작은 다리다.

해결의 작은 조짐은 지난해부터 있었다. 경기도가 중재에 나서면서 대화의 물꼬가 텄다. 두 시가 참여하는 ‘고기교 갈등 해소 협의체’도 출범했다. 이재강 평화부지사, 정규수 용인시 제2부시장, 장영근 성남시 부시장이 이끌었다. 다만, 갈등을 풀 전격적인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상호 노력한다’는 원칙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주민들에는 ‘또 길어지겠다’는 실망이 엄습하던 차였다. 이런 때 나온 이·신 시장 의 전격 협력 발표다.

고기교 다리는 경기도 전체에서 가장 악성으로 꼽히던 민원의 출발이다. 2021년 경기도가 해결이 시급한 경기도 장기 민원을 발표했는데, 거기서도 이 문제가 첫 번째로 꼽혔다. 용인시는 넓히자는 입장, 성남시는 넓히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교통체증을 풀려면 확장하는 것이 순리다. 이 뻔한 걸 반대하는 성남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근 용인 지역에 예정된 대규모 개발 계획이 있다. 이에 대한 교통 대책을 우선 주문한 것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필연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교통량을 생성한다. 이 차량들이 고기교로 밀고 들어올 판이다. 고기동과 대장동이 교통 지옥으로 변할 건 뻔하다. 현 상태에서도 이 일대 차량들이 고기교를 꽉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성남시에서 이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교통 문제가 아니라 종합적인 도시계획 문제다. 시장이 총체적으로 살펴서 풀어야 할 문제다. 이런 노력은 없이 되지도 않을 ‘3호선 연장’이나 붙들고 늘어졌다.

직무유기도 이런 직무유기가 없다. 지금도 고기교는 지자체간 교통 인프라 충돌의 피해가 적나라한 현장이다. 출퇴근·휴일마다 최악의 병목 현상이 빚어진다. 인근 도로를 다 넓히면서도 고기교에는 손도 못 댄다. 용인 쪽 3분의 1은 넓고, 성남 쪽 3분의 2는 좁다. 노후된 교량이 폭우 때마다 잠긴다. 이번 장마에도 아수라장이었다. 이런 ‘해외 토픽’감 현장을 주민들은 수년째 보고 있다. 이래서 시장의 능력·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일 게다.

취임 일성에 가깝게 ‘고기교 합의’를 발표한 이상일·신상진 시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 아울러 ‘경축, 고기교 확장 준공식’에 나란히 선 두 시장의 모습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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