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인천의 노래를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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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오는 29일부터 9월19일까지 「인천의 노래」 노랫말(가사)을 공개 모집한다. 인천 시민은 물론이고 지역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공모전은 이름 그대로 인천을 대표하는 노래를 만들어 보자는 뜻에서 여는 것이다. 야구장이나 축구장 같은 곳에서 응원가로 부를 수도 있고, 노래방이나 여러 모임에서 함께 부를 수도 있고, 그냥 좋아 혼자서 흥얼거릴 수도 있는, 그런 대중가요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그 바탕이 될 노랫말을 이번 공모전에서 찾으면, 내년에는 거기에 붙일 곡(曲)을 공모해 노래를 완성할 계획이다.

인천의 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故) 박경원 선생의 「이별의 인천항」이나 가곡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자 최영섭 선생이 만든 「인천 시민의 노래」처럼 1950년대에 나온 노래부터 시작해 비교적 최근에 나온 「미래의 도시」, 「Dream」, 「인천대교」 에 가수 인순이의 「I love Incheon」까지 몇 곡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노래는 이제 가사나 곡조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거나, 부르기가 어렵거나,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큰 감흥을 주지 못하거나 하는 여러 이유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거의 불리지도 않는다.

그나마 가장 많이 알려지고 불리는 노래가 1979년에 나온 김트리오의 「연안부두」인데, 문제는 이 노래를 ‘인천의 노래’라고 내세울 수가 없다는 점이다. ‘연안부두’라는 단어가 인천에만 있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전국 어느 항구에도 있을 수 있는 보통명사인데다, 노랫말 어디에도 인천을 떠올리게 할 대목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들으면 인천을 노래한 것임을 알 수 있고, 사람들이 좋아해서 많이 부르고 자연스럽게 퍼지는 대중가요(유행가)를 만들어 보려 한다. 이를테면 가왕(哥王)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 「돌아와요 부산항에」나 가수 문성재의 「부산 갈매기」처럼 확실한 지역 정체성을 갖고 있으면서 많이 불리는 노래....

예전에 흔히 있었고 요즘도 종종 시도되는 ‘관제(官制) 노래’로는 이 목표를 절대로 이룰 수 없다. 이를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에 시민들의 참여와 경쟁을 통해 대중성을 갖춘 노래를 만들려는 것이다. 우리 협의회는 이번 공모를 알리는 포스터에 “음원차트 1위...가능할지도?”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결코 농담이나 우스개가 아니다. 그런 노래가 나오기를 바라고 정말로 나올 수도 있지만, 바람만큼의 확신이 없어서일 뿐.

이 바람을 이루어 줄 노랫말, 나이나 지역을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좋아서 자주 부르고 듣는 ‘인천의 노래’가 이번 공모전을 통해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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