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전력 충암고 3-1 제압…효과적 마운드 운용·타선 응집력 발휘 시즌 초부터 이어진 악재 딛고 패권 탈환…박시원, 대회 MVP 영예
‘야구 명가’ 수원 유신고가 3년 만에 청룡기 우승트로피를 품으며 고교야구 최강의 저력을 과시했다.
‘초보 사령탑’ 홍석무 감독이 이끄는 수원 유신고는 지난 25일 밤 서울 목동구장에서 막을 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서울 충암고를 3대1로 제압했다. 2019년 소형준(현 KT)과 허윤동(현 삼성) 등을 앞세워 창단 첫 해당 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후 3년 만이다.
유신고의 이번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 2월 대구 전지훈련에서 15명의 선수들이 무더기로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4일 만에 철수했다.
또한 충암고의 윤영철, 덕수고의 심준석과 같은 특급 선수가 없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28년간 팀을 이끈 이성열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최근 갑자기 물러난 뒤, 11년 동안 코치를 맡았던 홍석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유신고는 1차전 비봉고에 1대0 신승을 거둔 이후 마산고(5-3), 성남고(4-1), 경기고(6-3), 배재고(13-2)를 차례로 꺾으면서 점차 조직력을 끌어올렸고, 막강 전력의 충암고 마저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유신고의 우승 비결은 안정적인 투수 운영이 꼽힌다. 이번 대회서 에이스 박시원(3승), 조영우(2승)를 중간 계투로 기용해 체력을 안배했다. 문정환, 류건우, 송지환, 옥태민, 이기창 등을 선발로 내세운 뒤 중반부터 둘을 활용해 지키는 야구를 했다. 그 결과 박시원과 조영우는 경기당 3~4이닝만 소화하면서 각각 5경기, 6경기에 출전해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또 팀 타율 0.284의 타선은 제 때 점수를 뽑으며 안정적인 지원을 해줬다. 특히 김승주(0.364), 조장현(0.364)이 8안타, 박태완(0.389), 변헌성(0.350)이 7안타를 생산하며 활약했다. 비록 팀 홈런 1개에 장타율이 0.377에 그쳤지만, 6경기 동안 52안타를 뽑아내는 ‘소총부대’의 힘으로 정상을 정복했다.
홍석무 감독은 “감독을 맡고 얼마 안돼서 우승하게 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비봉고와 첫 대결서 생각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아 힘들었는데 결승전까지 점차 경기력이 나아지는 모습에 뿌듯했다”며 “(박)시원이와 (조)영우의 투구 수를 조절한 것이 주효했다. 다음 달 치러지는 대통령기와 봉황대기도 잘 준비해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유신고는 박시원이 최우수선수(MVP)상, 조영우가 우수투수상, 이기창이 수훈상, 감독상 홍석무, 지도상 민유기 부장, 공로상 임승규 교장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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