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성장한 ‘굿즈 문화’가 출판시장에서도 또 다른 문화로 자리 잡았다. 독자들 사이에서 “굿즈를 샀더니 책이 왔어요”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다. 이젠 서점을 찾으면 책 보다 각양각색의 굿즈들이 눈길을 더욱 사로잡는다. 볼펜, 책갈피 등 작은 문구류부터 룸 스프레이, 텀블러 등 생활용품까지 품목도 다양해져 굿즈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제 출판계에서 굿즈는 ‘책을 사면 덤으로 주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책을 알리는 홍보 역할을 넘어 서점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특히, 출판계는 지역 작가의 협업, 저자의 이야기, 책의 구절 등 다양한 굿즈를 선보이며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 도서정가제로 굿즈문화 활발…알라딘, 다양한 굿즈 선보여
본격적으로 출판시장에 굿즈 문화가 활성화된 건 지난 2014년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이후부터다. 도서정가제가 도입되기 전 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난 책은 할인이 가능했으며 ‘반값’ 도서 할인도 많이 진행됐었다.
하지만 도서정가제가 적용된 후 서점은 책 가격의 10%까지 할인 판매할 수 있으며 추가로 정가의 5% 이내에서 마일리지나 사은품 지급도 가능하다. 이에 출판계는 전보다 낮은 할인율로 독자들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굿즈를 선보이게 됐다.
굿즈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인터넷 서점 및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운영하는 알라딘이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알라딘의 굿즈는 매니아가 있을 정도다. 책 모양을 본뜬 냄비받침으로 굿즈에 본격적인 알라딘은 문구, 독서용품, 데스크용품, 가방, 의류, 독서대 등 16가지 종류의 굿즈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엔 『팥빙수의 전설』, 『친구의 전설』, 『이파라파냐무냐무』의 저자 이지은 작가와 협업해 눈 호랑이, 꼬리 꽃 호랑이, 마시멜롱 등 책 속 주인공을 키링으로 제작해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 작지만 세심함이 담긴 굿즈…출판도시문화재단 X 신영 작가 X 아르디움
경기도내 출판계에선 파주의 출판도시문화재단이 만든 굿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재단은 지난 4월 지역 작가와 협업을 통해 출판도시문화재단의 굿즈를 제작하고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재단의 굿즈 제작에 참여한 것은 스케치북플러스의 신영 작가와 아르디움. 체험, 전시, 어반스케치 등을 함께 하고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인 스케치북플러스는 신영 작가의 작업실이다. 신 작가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를 배경으로 한 사계절 그림으로 총 4종의 엽서를 제작했다. 디자인, 건축을 다루는 아르디움은 인쇄와 제작에 참여해 독서노트와 연필 1종씩 만들어냈다. 재단은 지난 5월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파주출판도시 어린이책잔치>에 맞춰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으며 행사 이후엔 파주 북소리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출판도시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에 제작한 굿즈는 출판도시를 방문하고 책을 읽고 쓰는 사람을 위한 굿즈”라며 “다양한 종류는 아니지만 지역 작가와 함께 세심하게 만들어 서점을 찾는 독자들에게 인기다. 굿즈를 계기로 출판도시를 많이 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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