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재 서울시 기피·혐오시설 4곳 중 난지물재생센터만 일부 진전 그마저도 ‘이해충돌’ 여전해… “근본 원인은 ‘서울시 갑질’” 지적도
행정구역상 혹은 위치상 고양특례시에 속한 서울시의 기피·혐오시설 운영 문제, 속칭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전쟁’이 사실상 ‘원점 재검토’ 수준에서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서울특별시와 고양시가 공동합의문을 작성했지만 난지물재생센터를 제외한 논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논의가 진전돼 서울시가 최근 개선계획을 발표한 난지물재생센터조차 논란의 여지가 다소 존재해 재검토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피·혐오시설 중 논의대상을 어디까지 포함할지에서부터 고양시와 서울시의 의견이 갈렸다.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고양시을)을 필두로 한 정계와 고양시 조차 생각이 달렸다.
고양시는 논의가 진행됐던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덕양구 현천동) ▲서대문구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덕양구 현천동) ▲서울시립승화원(덕양구 대자동) ▲서울시립벽제묘지(덕양구 벽제동)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은평구 진관동)를 포함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시 정계는 이들 5곳에 더해 향동지구 초입에 위치한 ▲은평권역공영차고지(은평구 수색동)를 비롯해 마포구청장이 쟁점화했던 ▲현천동 레미콘 공장 및 폐기물 처리장 등 고양시에 인접하거나 위치한 기피·혐오시설을 포괄적으로 협상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는 10년전 합의문에서 출발해 논의하고 있었던 기존 4곳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협의해나가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마저도 난지물재생센터에 대해서만 고양시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였을 뿐 나머지 3개 시설에 대한 요구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협상에 참여했던 고양시 관계자는 “2년여간 공동협의회가 운영되진 못했지만 실무부서 간 협의는 이뤄졌다. 그럼에도 난지물재생센터만 어느 정도 진행됐지 벽제 시립묘지나 승화원은 미동도 없다”면서 “난지물재생센터도 추가적인 논의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협상 당사자 간의 체급차이를 비롯해 서울시의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20년 10월까지 진행됐던 고양시와 서울시 간의 공동협의회 책임자로 고양시는 2급인 부시장이 나섰던데 반해 서울시는 3급인 정책기획관이 전면에 섰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고양시 관계자는 “공동협의회는 물론 실무 협의 과정에서도 서울시는 줄곧 고자세를 취했다”면서 “협상을 하자면서 대안을 제시하거나 제안을 하기 보다는 고양시의 의견이나 한 번 들어줄테니 말해보라는 식이었고 실제 그렇게 사안이 흘러갔다”고 털어놨다.
시의회에서도 서울시의 협상태도에 대한 불편함을 내보였다. 한 시의회 관계자는 의회와의 간담회조차 3번으로 예정됐지만 1번만 진행됐고, 자신들의 계획서를 던지고 가는 식으로 대해 불쾌했던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고양시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에는 협의회를 재개하자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년여간 멈췄던 공동협의회가 다시 열릴 수 있을지, 열린다면 누가 협상대상으로 나올지, 협의 내용은 어느 수준에서 어디까지 논의할 것인지 등에 지역민과 지역 정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양=오준엽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