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리아
로댕은 ‘지옥의 문’을 만들 때 피렌체 출신의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가 산 조반니 광장에 남긴 ‘세례당의 청동문’이라는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로댕은 1880년부터 1917년에 죽을 때까지 이 작품을 위해 기나긴 시간을 바쳤으나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미완으로 남겨 놓은 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로댕 박물관 수석학예관이 ‘지옥의 문’을 짜 맞춰 완성한 것은 로댕의 사후 9년이 지난 1926년에서야 이뤄졌다.
단테의 ‘신곡 - 지옥’ 편 33번째에 나오는 ‘우골리노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지옥의 문’에는 여러 인물상이 등장한다. ‘생각하는 사람’을 포함해 ‘세 망령’, ‘웅크린 여인’, ‘아담’과 ‘이브’ 등은 독립된 작품 그 자체만으로도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지옥의 문’에 등장한 인물들은 로댕의 인생 말년까지 그에게 풍부한 예술적 영감을 줬다.
비선형 원형 공간에 전시된 걸작을 뒤로 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층의 전시 공간으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마치 커다란 소라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층고가 높아 계단 수가 많아도 지루하지 않게 벽면에 다양한 작품을 사진으로 옮겨 전시하고 있어 느릿느릿 감상하다 보면 위층에 다다른다.
올라가는 계단 중간 한가운데서 미켈란젤로의 대작 ‘피에타(The Pieta)’를 만난다. 피에타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비통해 하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기독교 예술의 상징적인 대표작이다. 피에타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입구에서 원작을 볼 수 있고, 수많은 예술가가 이 작품을 만들었기에 유럽 대성당에서는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조각이나 유화, 목각 작품 등으로 만날 수 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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